이 깨어 일어나 앉았다.
세 사람은 다시 둥근 탁자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화제를 바꾸어 담
소했다. 술이 아직 완전히 깨지 못한 하림은 졸린 듯 하품을 한 후 주백
의에게
「당신의 무공을 저의 오빠가 흠모하고 있어요. 오빠는 소천의보다 더
용하다고 하는데 저의 사부님의 병을 고칠 순 없나요?」
하고 묻는 하림의 얼굴에는 걱정의 빛이 완연했다.
주백의는 하림의 얼굴을 보며
「걱정할 것 없습니다. 길인천상(吉人天上)이라 곧 회복될 것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양몽환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쓴
웃음을 웃었다
「저희들은 온갖 희망을 소천의에게 걸고 천신만고 끝에 찾아 갔습니다.
그러나 그도 속수무책입니다. 설삼과가 영약이라고 해서 사부님과 등인대
사는 이미 대각사로 떠났습니다마는 기대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나처럼 무술계에 아무 경험도 없이 어떻게 혜진자 사숙님을 모시고 곤륜
산으로 가야할지 걱정만 되는군요.」
하고 수심에 찬 말을 하는 양몽환의 얼굴은 한없이 처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