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맞불 알프스 콧대 꺾는다
Again 2002.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006 독일 월드컵 G조에서 강호 프랑스와 극적으로 1-1로 비기면서 한껏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 태극전사들이 24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스위스와의 2006 독일 월드컵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다시 긴장이다
프랑스전 무승부로 흥분했던 태극전사들은 19일 스위스가 토고를 2-0으로 꺾자 냉정을 되찾고 긴장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자유시간을 즐기던 선수들의 표정이 180도 바뀌었다. 그동안 비기기만 해도 16강이라고 다소 자만했던 선수들이 경우의 수는 중요하지 않다. 이젠 이기는 것밖에 없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1승 1무인 스위스가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가 되는 바람에 한국은 이겨야만 16강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상황이 선수들에게는 다시 투지를 불태우는 자극제가 된 셈이다.
조재진(시미즈 S펄스)은 스위스가 이겼는데 차라리 다른 데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 (스위스-토고전이) 1-0으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우리의 승리만이 자력 진출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잘됐다고 말했다. 조재진은 스위스는 비겨도 16강에 올라간다는 자만심이 있을 것 같다. 그런 자만심을 파고들어 스위스보다 더 강한 압박을 가한다면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월드컵 본선이 시작된 뒤 선수들 조련에만 신경 쓰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를 대동하고 19일 도르트문트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그만큼 24일 스위스전은 중요하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베르베크 코치는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며 스위스 선수들의 움직임과 전술을 메모했다.
대표팀의 전력 분석을 총괄 지원하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은 이날 스위스-토고전에 이어 열린 H조 조별리그 우크라이나-사우디아라비아전(함부르크)과 스페인-튀니지전(슈투트가르트)을 현장에서 분석했다. H조 1, 2위 팀 가운데 한 팀이 16강 진출 시 한국의 상대가 되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기술위원회 외에도 네덜란드와 스코틀랜드에서 감독 재직 시절 알고 지내던 지인들을 통해 16강 토너먼트 이후 상대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붉은악마가 붉은 물결을 압도한다?
원정길이지만 팬들의 응원도 2002년급이다. 한국은 토고와 프랑스전에 각각 약 2만 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 분위기를 압도했다.
하지만 스위스 경기는 다르다.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라 스위스 국민 전체가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19일 토고전엔 6만여 석의 경기장에 4만 명이 넘는 팬들이 붉은 옷을 입고 운집해 함성과 박수로 토고를 위축하게 만들었다.
한국 붉은악마는 한국에서 날아온 팬과 유럽 각지에서 응원하러 온 팬 2만여 명으로 스위스 응원단과 대적할 예정. 토고, 프랑스전과는 달리 원정분위기가 물씬 날 이날 경기에서 붉은악마의 응원은 태극전사들의 사기에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