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제작비만 110억 원이 투입된, 장르적으로는 처음 시도되는 한국판 SF 영화 괴물은 우선 재미있다. 괴물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한국 영화의 기술력에 대한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생생하며 이미지와 내러티브의 조화도 자연스럽다.
완급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곳곳에 상징과 은유를 깔아놓고 유연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요리하는 봉 감독의 연출력이 이번에도 돋보인다.
영화 속 괴물은 독극물로 탄생한 일종의 돌연변이 민물고기. 2006년 평화로운 어느 날, 한강 둔치에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잡아먹으면서 도시를 아비규환으로 만든다. 한강변에서 매점을 경영하는 소시민 박강두(송강호)의 중학생 딸 현서도 괴물에 납치된다.
현서의 가족들은 현서가 죽은 줄로만 알고 합동 분향소에 있다가 구해 달라는 현서의 전화를 받고 경찰과 병원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는다. 결국 박강두와 그의 아버지(변희봉), 남동생(박해일) 여동생(배두나)은 현서 구출에 나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