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떨림증颤音
겨울은 취업 준비생이나 대학입시 수험생의 면접 철이다. 이들 가운데 유 씨처럼 목소리 떨림증을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면접에서 당당한 목소리로 말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동세브란스병원 음성언어의학연구소 남도현 교수는 일반인의 7080%가량은 특별한 상황에서 목소리가 떨린다면서 목소리 떨림이 다른 사람에 비해 심하더라도 평소 훈련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떨리는 이유를 알자=평소 말을 할 땐 안 떨리다가도 왜 다른 사람들 앞에 서면 떨리는 걸까. 전문가들은 긴장이나 불안 상태로 인해 생기는 호흡의 불안정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심장 박동 수가 늘고 가슴이 두근거릴 뿐만 아니라 호흡이 빨라진다. 목소리는 호흡을 원동력으로 한다. 호흡이 불안정해지면 목소리도 불안정해져 떨리거나 말문이 막히고 기어 들어가는 듯한 소리가 난다. 1단계, 정신 훈련을 하자=머릿속에서 예행연습을 해 보자. 이는 골프, 야구 선수들이 즐겨 하는 정신 훈련법이다.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하나 하나씩 떠올리며 연상한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사람이라면 회의장에 걸어 들어가 인사하는 모습, 자신이 연단에 서 있는 모습, 말하는 모습 등을 머릿속에 미리 그려보는 것이다.
자신이 대중 앞에서 말을 하거나 의사 표현을 하기로 예정된 곳을 사전 답사하는 것도 좋다. 이번에는 관객 입장이 돼서 조금 전 떠올린 모든 이미지를 영화 감상하듯이 다시 반복한다. 제3자 입장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어떻게 보이는지, 내가 대중이라면 나의 어떤 모습이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것인지 되돌아본다. 2단계, 실전 연습을 하자=몸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안정적으로 숨을 쉬려면 복식호흡이 좋다. 복식호흡이 힘들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쉬는 호흡을 수차례 반복한다. 숨을 쉬면서 나의 마음은 편안하다는 자기암시를 준다.
말할 때 턱이 앞으로 나오면 톤이 탁해지고 거칠어진다. 턱을 최대한 뒤로 당기고 귀가 어깨 라인과 일치하도록 한다.
말투가 빠르거나 급하거나 톤이 높으면 흥분한 것처럼 보이고 상대방에게 불안감을 준다. 이를 예방하려면 목소리와 관련된 근육(턱, 혀, 입술)을 이완시켜 줘야 한다. 혀와 입술을 이완시키고 성대를 부드럽게 풀어주기 위해서는 혀 진동과 입술 진동을 해 본다. 따르르하면서 혀를 진동시키고 입술을 부르르 떨게 하는 연습이다.
또 입을 크게 움직이면서 아, 에, 이, 오, 우를 다소 과장되게 반복 연습한다. 입안에서만 우물우물하면서 자신 없어하는 목소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입에 나무젓가락을 물고 소리 내어 글을 읽는 연습을 하면 정확하고 또렷한 발음이 되게 하고 목소리 떨림을 없애는 데도 도움을 준다.
평소 말하는 습관을 고치는 훈련도 같이 하자.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에 5분가량 시 같은 짧은 글을 읽는 것이다. 읽을 때도 감정을 넣어서 마치 발표하듯이 연습을 하면 좋다. 숨을 적당히 쉬어가면서 정확하게 천천히 발음해야 한다. 하루에 30분씩 일주일 정도만 투자해도 변화를 금세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