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초기 치매환자군요
치매 바로 알자
모든 치매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물론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특효약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만 하면 혈관성 치매는 원상회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일부 치매는 조기발견만 하면 100% 완치도 가능하다.
치매의 증상은 원인만큼이나 다양해 한두 가지로 요약할 수는 없다. 다만 건망증과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 정리가 가능하다.
아직 40대라면 건망증과 치매는 관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억이 나지 않아도 누가 옆에서 힌트를 줬을 때 기억해 낸다면 건망증일 뿐이다. 치매일 때는 힌트를 줘도 기억이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이라면 치매와 건망증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 많은 노인들이 초기에 건망증처럼 보이다 증상이 악화돼 치매로 판정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 열린 제1회 국제치매예방학술회의에서는 치매 예방 습관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평소 뇌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퍼즐이나 바둑을 즐기자. 전화번호를 듣고 10초 뒤 기억해 내는 게임도 좋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적을수록 치매 위험도 낮았다. 부모님께 사회생활을 하도록 권유하자.
이 밖에 정기적인 운동을 하며 비타민C와 E가 많은 과일과 채소, 엽산이 풍부한 곡물류를 자주 먹는 것도 좋다.
초기 증상을 잘 살피자
치매의 506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초기증상은 다음과 같다. 이럴 때는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우선 기억력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최근 기억력이 떨어진다. 반면 가족의 이름이나 주소, 전화번호 등 오래 사용했던 기억은 초기에는 잘 기억하는 편이다.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린다. 그러다보니 왜 그거, 그거 있잖아 등의 표현이 늘어난다. 날짜 계산이 잘 되지 않는 것도 초기 증상이다.
지난해 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에서 개발한 치매조기발견 자가진단(SIRQD)표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냄새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 마티아스 태버트 박사는 의학전문지 신경학회보에 치매 환자들이 특정 냄새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치매 전 단계 또는 치매 환자일수록 박하, 가죽, 딸기, 라일락, 파인애플, 연기, 비누, 천연가스, 레몬, 정향 등 10가지 냄새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
의사들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자가 검사로서는 큰 무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이동영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손영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