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박모(48) 씨는 지난해 한 화장품회사 주식에 7000만 원가량 투자했다. 이후 1년 넘게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주식 평가액은 2000만 원 남짓이다. 투자 원금 기준 60% 이상을 날린 셈.
박 씨는 장기 투자하라는 전문가의 말대로 1년 넘게 기다렸지만 주가는 계속 떨어진다며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삼성증권 장진우 AM지원파트장은 박 씨처럼 손절매 시기를 놓친 뒤 장기 투자한답시고 하염없이 원금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투자자가 많다며 이런 건 장기 투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는 박 씨처럼 엉터리 장기 투자를 하면서 자신을 괜찮은 장기투자자로 생각한다. 그래서 비슷한 투자를 반복하면서 손실 규모를 더 키우는 사례가 많다.
박 씨의 투자 성향을 분석한 장 파트장은 직접 주식 투자를 하면 안 되는 투자자라고 진단했다.
고액 개인투자자 10명 중 9명은 박 씨처럼 투자기법은 물론 기초지식이 부족해 직접 주식 투자를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최근 계좌 잔액이 5000만 원 이상인 고객 22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접 투자를 해도 될 만한 지식과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는 236명(10.40%)에 불과했다.
반면 직접 투자하면 절대 안 되는 투자자는 1061명(46.74%), 직접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투자자는 973명(42.86%)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섣불리 직접 투자에 나섰다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보다 나쁜 결과를 얻는다는 사실은 수익률을 보면 잘 나타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126일 개인투자자는 거래소시장에서 12.19%의 수익률을 내 기관투자가(9.13%)와 외국인투자가(8.43%)보다 손실이 더 컸다.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가사를 책임 진 주부 등이 주식 직접 투자를 해 돈을 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증권 장 파트장은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오르자 나도 한번 해 보자며 직접 투자에 나선 고객이 많았다며 직접 투자는 손실 위험이 큰 만큼 간접 투자를 통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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