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간다 — 장정일
去江亭 — 蒋正一
알고 보면 사람들은 모두 강정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나같이 환한 얼굴 빛내며 꼭 내가 물어보면 금방 대답이라도 해줄 듯 자신 있는 표정으로
想来大家都走在去江亭的路上吧?每个人都容光焕发,自信满满,仿佛我问,就会立刻回答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아침, 내가 아는 사람들은 총총히 떠나간다, 울적한 직할시 변두리와 숨막힌 슬레이트 지붕 아래 찌그러진 생활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星期六的晚上和星期天的早晨,我认识的人们匆匆上路,为了逃离忧郁的直辖市郊区和石板屋顶之下,令人窒息的皱巴巴的生活
제비처럼 잘 우는 어린 딸 손잡고 늙은 가장은 3번 버스를 탄다. 무얼 하는 곳일까? 세상의 숱한 유원지라는 곳은 행여 그런 땅에 우리가 찾는 희망의 새가 찔끔찔끔 파란 페인트를 마시며 홀로 비틀거리고 있는지, 아니면 순은의 뱀무리로 모여 지난 겨울에 잃었던 사랑이
衰落的家长拉着燕子般叫喳喳的小女儿的手,乘上三路汽车。那是干什么的地方?世界上数不胜数的游览地。我们寻找的希望之鸟,是否在哩哩啦啦地吮吸蓝色的油漆,独自跌跌撞撞。或者聚集成纯银的蛇群,失落在去年冬天的爱情
잔뜩 고개 쳐들고 있을까? 나는 기다린다. 짜증이 곰팡이 피는 오후 한때를 그리하여 잉어 비늘 같은 노을로 가득 쳐진 어깨를 지고
会不会高高地昂头?我在等待,烦恼发霉的午后,他们扛着被鱼鳞似的晚霞压低的肩膀
장석 덜그럭거리는 대문 앞에 돌아와 주름진 바짓단에 묻은 몇 점 모래 털어놓으며, 그저 그런 곳이더군 강정이란 데는
回到石子嘈杂的门前,抖落褶皱裤腿上的沙子,我希望听到他们失望地说
그렇게 가봤자 별수없었다는 실망의 말을 나는 듣고 싶었고 경박한 입술들이 나의 선견지명 칭찬해오길 기다렸다.
那个叫江亭的地方也不过如此,去了也没什么意思,我等待那些轻薄的嘴唇称赞我的先见之明。
그러나 강정 깊은 물에 돌팔매하자고 떠났거나 여름날 그곳 모래치마에 누워 하루를 즐기고 오겠다던 사람들은
可那些想往江亭的深水里扔石头,或者躺在夏日的沙滩上享受生活的人们
안오는 걸까, 안오는 걸까, 기다림으로 녹슬며 내가 불안한 커텐, 젖힐 때, 창가의 은행이 날마다 더 큰 가을우산을 만들어 쓰고 너무 행복하여 출발점을 잊어버린 게 아닐까.
难道没回来?没有回来吗?当我疲于等待,掀开不安的窗帘,窗边的银杏撑起日益庞大的雨伞,难道是因为太幸福而忘记了出发点
강정 떠난 사람처럼 편지 한 장 없다는 말이 새롭게 지구 한 모퉁이를 풍미하기 시작하고 한 솥밥을 지으신 채 오늘은 어머니가, 얘야 우리도 강정 가자꾸나. 그래도 나의 고집은 심드렁히, 좀더 기다렸다 외삼촌이 돌아오는 걸 보고서, 라고 우겼지만
像去往江亭的人了无音信,这句话开始风靡地球的角落,今天,母亲边做饭边说,孩子,我们也去江亭吧。我还是很固执,无精打采地说,再等等,等舅舅回来再说
속으로는 강정 가고 싶어 안달이 난 지경 형과 함께 우리 세 식구 제각기 생각으로 김밥의 속을 싸고
心里却恨不得立刻就去江亭,我和母亲、哥哥怀着各自的心思包寿司
골목 나설 때, 집사람 먼저 보내고 자신은 가게 정리나 하고 천천히 따라가겠다는 구멍가게 김씨가 짐작이나 한다는 듯이 푸근한 목소리로 오늘 강정 가시나보지요. 그래서 나는 즐겁게 대답하지만
走进了胡同,送走妻子的杂货店老金,收拾完店铺,随后跟了出来,仿佛早有预感,他语气柔和地说,看来今天要去江亭吧。我愉快地回答
방문 걸고 대문 나설 때부터 따라온 조그만 의혹이 아무래도 버스 정류소까지 따라올 것 같아 두렵다.
然而从锁门出来时就跟随我的小疑惑,好像还要追我到汽车站,这让我恐惧。
분명 언제부터인가 나도 강정 가는 길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밤에도 두 눈 뜨고 찾아가는 그 땅에 가면 뭘하나
不知不觉间,我好像已经熟悉了去江亭的路,为什么要去那个夜深人静还要瞪大双眼的地方
고산족이 태양에게 경배를 바치듯 강둔덕 따라 늘어선 미루나무 높은 까치집이나 쳐다보며 하품하듯 내가
像高山族祭拜太阳,钻天杨沿着江堤排列,我仰望着高高的喜鹊窝打呵欠
수천번 경탄 허락하고 나서 이제 돌아나갈까 또 어쩔까 서성이며, 어느새 세월의 두터운 금침 내려와
数千次惊叹之后我还是犹豫不决,回去还是,不回去,沉重的岁月金针忽然掉落
세상 사람들이 나의 이름을 망각 속에 가두어놓고 그제서야 메마른 모래를 양식으로 힘을 기르며 다시 강정의 문 열고 그리운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끈끈한 강바람으로 소리쳐 울어야 하겠지.
世人把我的名字囚禁在忘却里,这时我才把干涸的沙子当做粮食,培养力量,为了重新打开江亭的门,回到思念的地球,我们将会在粘糊糊的江风里放声痛哭
어쨌거나 지금은 행복한 얼굴로 사람들이 모두 강정 간다.
至少现在,人们都满脸幸福地走向江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