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평화센터(DJ센터)가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만찬을 주관하면서 경제단체에서 받은 돈(1억 원)이 실제 들어간 행사 비용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DJ센터 측은 상당수 만찬행사 참석자에게서 참가비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을 받고도 경제단체에 손을 벌린 것으로 드러나 남은 돈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본보 취재 결과 DJ센터 주관으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8일 열린 615 기념만찬 비용은 총 3000만 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당일 DJ센터 측은 참석자에게 1인당 7만2000원(세금, 봉사료 포함) 상당의 중식 코스 요리를 제공했으며, 포도주 등 주류는 호텔에서 구입하지 않고 외부에서 가져왔다.
DJ센터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에 행사비 지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400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호텔에는 200명 좌석을 예약했으며, 최종 참석자는 250명이었다. 이날 호텔에 낸 돈은 많아야 2000만 원인 셈이다.
DJ센터 측은 또 김국환 신형원 씨 등 초대 가수 2명에게도 초청료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씨의 부인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편이) 뜻있는 행사라는 생각에 돈을 받지 않고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초청료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DJ센터 측은 또 전현직 고위 인사가 대부분인 이번 행사 참석자 중 상당수로부터 1인당 10만 원을 받아 행사 비용의 적지 않은 부분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DJ센터 공보담당 비서관은 본보 기자에게 행사 참석자에게서 받은 돈으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경제단체에 지원을 요청하게 된 것이라며 만찬 비용과 초청장 발송, 전화 연락 등 행정 비용을 포함해 1억 원가량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텔에 실제 지불한 금액 등을 감안하면 다른 부대비용을 넣더라도 전체 행사 비용이 3000만 원을 넘기 어렵다.
연간 대외협찬 예산 총액이 3억5억 원 수준인 대한상의와 무역협회가 이번 행사에 각각 5000만 원을 지원한 것은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DJ센터가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도 있고 참석자에게 참가비까지 받아 놓고도 다시 경제단체에 거액을 요청한 것은 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듯해 뒷맛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