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뒤숭숭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검찰의 계좌 추적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재경부 관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분들이 설마 그런 일을 저질렀겠느냐고 말하면서도 검찰 수사의 칼날이 서서히 재경부 쪽을 향하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더구나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라는 점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15일 변 전 국장 구속도 충격인데 이 전 부총리까지 계좌 추적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모두 당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수사가 넓게는 오랫동안 한국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모피아(재경부 영문명과 마피아 합성어), 좁게는 이헌재 사단을 겨냥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변 전 국장도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된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이 전 부총리의 계좌 추적은 론스타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예상돼 왔다며 이 전 부총리의 계좌를 뒤질 정도면 재경부 금융정책국 출신들의 계좌도 이미 들여다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변 전 국장의 구속에 이어 이 전 부총리의 계좌 추적까지 이뤄지면서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의 정당성을 주장했던 논리가 의심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편 변 전 국장과 이 전 부총리의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적지 않은 파장과 후유증이 따를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상당수 재경부 관리는 주요 정책 부처라는 자부심에서 밤낮으로 일했던 것에 대한 자괴감이 든다며 재경부의 사기 저하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