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예산들여 특례보증?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대해 기업당 100억 원 한도로 특례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정부 예산을 출연해 특례보증을 하겠다는 안건은 일단 보류했다.
이는 대북사업에 퍼주기를 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데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위협,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 행사 등 북한을 둘러싼 정국이 미묘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16일 재정경제부 통일부 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가 참가한 가운데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대해 기업당 100억 원 한도로 신용보증기금이 특례보증을 해주는 방안을 결정했다.
개성공단 1단계 사업에 1조2000억 원 예상
정부는 하반기부터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1단계 사업은 가동 중인 시범단지(2만8000평, 15개사) 외에 5만 평의 터에 23개사가 입주하는 1차 단지와 57만 평을 공장 터로 분양하는 것으로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1단계 사업이 끝나면 모두 800여 개 기업이 입주하고 여기에 필요한 시설 및 운전자금을 1조2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 남북경협기금의 대출 재원으로 남아 있는 돈은 421억 원에 불과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또 민간 금융회사가 개성에 있는 공장을 담보로 잡을 수 없어 앞으로 금융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기업당 100억 원 한도에서 특례보증을 해 민간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 예산 투입과 형평성 문제는 논란거리
정부는 회의 전에 배포한 자료에서 내년부터 정부 예산을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가 회의 후 삭제했다.
재경부 안광명 개발전략심의관은 큰 방향은 관계 부처가 동의했지만 어느 정도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지 등을 실무적으로 협의한 뒤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단 보류하지만 앞으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대북경협 사업에 추가적인 예산 투입을 두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단계 사업에만 1조2000억 원이 필요한 만큼 예산 투입 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3360건에 1921억 원이 집행된 특례보증은 태풍 피해 대구지하철 참사 산불 및 폭설 피해 중소기업에 국한됐다.
신용보증기금 한동안 홍보팀장은 지금까지 지원된 유형과 비교하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은) 이례적인 특례보증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회의 자료에서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일 뿐 아니라 중소기업 지속 발전의 돌파구가 되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라고 특례보증 지원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