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대통령제에 대한 회의만 키워놨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시 대통령취임사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지명관(83사진) 한림대 석좌교수는 23일 노 대통령이 대통령제에 대한 절망감을 줬다며 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지 교수는 노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본보와 국제전화로 가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통치행위로서 잘한 게 없다며 국민이 대통령제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된 것이 노 대통령의 최대 공헌이다며 역설적으로 비판했다.
지 교수는 국민들은 자신에게 봉사하는 멋있는 대통령을 기대해 민주세력에 투표했는데 (노 대통령은) 그걸 완전히 배반했다며 (노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하지 않고 제 사람을 넣으려 노력했으며, 대통령의 권한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이 되어서 국민에게 최초로 봉사하고 국민과 더불어 대화하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탈권위를 했다면 오죽 좋았겠느냐며 그런데 노 대통령은 그게 아니고, 국민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그는 대북 정책도, 국내 정치도, 인사 임명도 제멋대로 하고 그걸 간신히 국민 여론과 야당이 견제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이 내일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염려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또 대통령은 국민이 존경하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국민이 경멸하는 사람이 돼 버렸고, 그런 관점에서 노 대통령은 대통령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1970, 80년대 신분을 숨기고 일본의 진보 월간지 세카이 기고를 통해 독재정권하 한국의 실상을 세계에 알렸던 지 교수는 2003년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 임기를 마치며 청와대가 KBS 사장 인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