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정보와 생활
영미: 요즈음은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준식: 하루가 아니라 순간 순간 세상이 변하고 있어요. 인터넷에 들어가면 온세계에서 새로운 소식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어요.
영미: 어떻게 이런 정보화 시대가 갑자기 오게 됐죠?
준식: 정보화 시대는 하루아침에 온 게 아니에요. 인류사회는 수렵사회부터 시작하여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과학기술이 발달하였고 그러는 과정에서 정보가 점점 우리 사회에 크나큰 지배력을 가지게 된 거죠.
영미: 정보화 시대에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다양한 생활정보를 필요로 할 때마다 활용할 수 있어서 편리해요. 그리고 홈쇼핑이나 홈뱅킹을 통해 집안에서 물건을 사거나 은행 일을 볼 수도 있구요.
준식: 그리고 연극, 영화, 호텔 등 각종 예약이나 전자우편 등을 가정에서 다 해결할 수 있고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사람들과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도 있어요. 회사에서는 전자 상거래를 통해 많은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게 되었지요.
영미: 심지어 대학강의도 집에서 들을 수 있고 또 회사 업무도 집에서 할 수 있다면서요?
준식: 물론입니다. 그렇지만 정보화시대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컴퓨터를 잘 다루어야 합니다.
영미: 그런데 한편으로는 새로운 정보만 쫓다보면 자칫 자신의 정체성마저 상실해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에요.
준식: 그래요. 모든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서 얻다보니 이제 인간관계도 단절되고 모든 지식을 컴퓨터 정보에 의존하게 되면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잃기 쉽지요.
영미: 그렇군요. 정보화 시대가 좋은 것만은 아니군요.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되지요?
준식: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세상의 모든 정보는 자신을 위해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단, 그 정보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과 윤리가 필요하겠지요.
영미: 매 순간마다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화되는 지금, 진정 변하는 것은 뭐고 변하지 않는 것은 뭘까요?
준식: 그거야 바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요?
2항 인터넷과 기업문화
대기업 중견사원 김상민 과장의 하루 일과는 컴퓨터로 시작해 컴퓨터로 끝난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E메일에서 그 날의 회의 일정이나 상사로부터의 업무지시, 타부서의 업무협조 요청, 사적인 약속 등을 확인한다. 인터넷을 통해 업무처리에 필요한 자료를 찾은 뒤 완급을 따져 급한 것부터 E메일로 응답한다. 다음은 사내 전자게시판 검색, 공지사항이나 복리후생정보, 사내 장터나 계열사의 상품판매정보를 읽는다. 출장 때는 남에게 자신의 E메일을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부재중에 온 E메일이라도 응답하지 않으면 업무태만으로 낙인 찍히는 수가 있다. 긴장된 나날이지만 때론 ‘딴 짓’도 한다. 대화방에 들어가 채팅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듣거나 인터넷으로 주식 투자나 어학 공부를 하면서 실속을 차리기도 한다.
인터넷이 기업문화를 이끌고 있다. 각 그룹이나 기업들이 모든 업무를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룹웨어를 속속 도입해 직장을 ‘인터넷 공동체’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룹웨어는 전 직원이 사내 통신망을 이용해 전자우편, 전자회의, 문서관리, 업무관리, 작업흐름관리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포항제철과 삼성그룹이 가장 앞서 기업경영에 도입했다.그룹웨어 시스템을 구축하면 보고와 지시가 온라인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업무속도가 매우 빠르고 비용절감에도 한 몫을 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사내 네트워크를 이용한 후 통신비용이 최고 90%까지 절감됐다.
이같은 인터넷의 생활화는 사내 상하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보의 바다’인터넷만 통하면 위아래 구분없이 모두가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또 E메일로 사내 누구와도 직접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어 과거 조직상의 수직관계가 수평관계로 바뀌고 있는 것도 새로운 추세이다. 이제 인터넷 실력은 업무 능력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수출입업무를 담당하는 종합상사의 경우 해외업체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얼마나 많이 확보해 적극적으로 E메일을 주고 받느냐가 수출실적을 좌우한다. 최근 삼성물산 등 일부 업체에서는 인터넷으로 실적을 쌓은 사원을 파격 승진시키는가 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터넷 자격증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인터넷 공동체에서는 확보한 정보의 양이 개인의 능력을 좌우하게 됨에 따라 ‘조직민주화’를 앞당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