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간에 많이 친해졌을 무렵에, 학생들이 공책에 필기를 한 것을 보며 정말 감탄하였다. 우리가 중간 중간 말하는 한국어 단어들을 공책에 베트남어로 한국발음을 적고 어설프게 한국어를 그리듯이 쓰는 학생들... 또, 자기 나름의 노트필기 계획을 세워 한 페이지에 자음과 모음이 모두 들어간 한글을 쓴 학생들... 우리보다 예쁘지 않은 글씨, 초등학생과 같은 굴곡 없이 각이 지고 한 획 한 획 힘이 들어가 또박또박 쓴 글씨들은 우리가 한글을 예쁘게 보이기 위하여 만들어낸 수많은 폰트들 보다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그렇게 배우고자 하는 베트남 학생들의 열정에 보답하기 위하여 우리 또한 일주일간 가르쳐주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었다. 우리의 작지만 최선을 다한 열정을 알아봐주었는
지, 우리 반 학생들이 마지막 날 우리를 위하여 베트남 노래를 가르쳐 준다고 하였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 졸업노래와 비슷한 노래로 작별하는 노래라고 하였다. 곰 세 마리를 가르쳐 주던 것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우리들이 한국어를 베트남 발음대로 써서 열심히 배웠다.
그리고 마지막 날 우리는 서로를 위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때 우리는 서로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일주일간 한글을 가르쳐 주는 학생과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아닌, 말은 안 통하지만 같이 웃고 따라 말하고 서로 지식을 전해주는 짧은 기간 진한 우정을 나눈 친구로 일주일을 보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