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母亲!你是世上最美的名字
밀치고 들어가면
이전부터 이미 열려있었던 저 푸른 하늘에
홀로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다니는 당신
넓고 커다랗던 그 곳에 작은 창하나 달렸을 때
내 모국어의 한계로 다 표현 못하는 당신이 있습니다
개여울 옆구리에 끼고 나란 나란 걸어서
냉이랑 달래랑 소쿠리 가득 채우면은
저녁을 기다리는 암소의 긴 울음소리 정겹고
흥얼대는 당신의 콧노래로 해가 저물던
아득한 그날의 당신은 어디로 갔습니까
종일 장맛비는 그칠 줄 모르고
앞마당 가운데 깊고 깊은 우물에서 천둥소리 게워지면
뒷산에서 달려온 번개가 번쩍 지붕을 타고 오르던 그 해
당신은 담장 밑에 후드득 떨어진 능소화를 밟고 돌아와
꽃보다 곱고 환한 웃음이 얼굴 가득 번졌고요
청솔가지 뚝뚝 분질러 아궁이에 넣으면 뒤란,
꺼멓게 그을린 굴뚝에서 쏟아지는 메케한 연기가
풀풀 머리를 풀어헤치고 한정 없이 하늘로 가도
그 해 가을 노을빛은 장작불보다 활활 타올라
당신 눈가에 어룽진 또 한 장의 풍경이 걸렸댔습니다
겨울햇살 하얗게 튀어 올라 반짝이고
바람이 살았던 미루나무 가지 끝에서 왔을까
신작로 그 길가에 흙먼지 푸르르 일어나서
쏜살같이 달려들면, 어린 딸 눈매 아릴라
곱게 차려입은비단 치마폭에 숨겨주던 당신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문을 닫아도
당신 안의 하늘은 언제나 푸르고 커다랗듯
계절을 수없이 건너고 건너도 변함없는 것
정신을 놓아도 마음의 병은 단지 불편할 뿐
어머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내 어머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