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태의 하반신을 쳤다.
문공태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일학충천(一鶴沖天)의 수법으로 땅을
박차고 허공에 치솟아 교곤의 일격을 피하고 내려오는 힘을 빌려 청죽장
을 빙빙 돌리며 조빙남해(潮氷南海)로 염혜를 맹공 했다.
이때 혜진자는 엽혜의 등에 있는 귀원비급을 발견하고는 일양자를 불렀
다.
「저 비급을 도루 뺏어 오세요.」
그러나 일양자는 몇 발자국 가더니 곤란한 듯 걸음을 멈추자 혜진자는
다시 재촉했다.
「빨리 가세요. 저 비급에 독을 풀 수 있는 처방이 기록돼 있을지도 몰
라요)
일양자는 여전히 주저하기만 했다.
이때 등인대사는 그의 곤란한 입장을 알고 있었으므로
「당신의 사형이 이미 귀원비급을 구원에게 선사했는데 어찌 다시 뺏어
오겠소.」
그러자 혜진자는 노기를 띠우며
「그럼 비급을 구원에게 주고 나의 십년 목숨과 바꾼다는 말이요?」
혜진자는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만일 내가 괄창산에 오지 않았더라면 그이는 귀원비급을 잃지는 않았
을 것이다. 절세의 진귀한 보배가 단 나의 십년 목숨과 바꾸어지다니 이
혜진자의 십년 생명이 너무 값비싸구나.」
그때, 일양자는 돌연 몸을 돌려 천천히 혜진자에게로 다가와서 웃는 얼
굴로 말했다.
「비록 비급을 연구하여 신선이 되어도 인간 세상에 십 년간을 살아있는
것만 못하리라.」
살며시 눈을 감는 혜진자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그리고 조용
히
상아(女+裳娥)는 영약을 훔친 것을 후회하여야 할 것이며 저녁마다 그
리움에 밤을 새울 것입니다.)
하고 생각하며 풀 위에 앉아 얼굴에 미소를 띠웠다.
한편 문공태는 쌍안과 맹렬히 이십 수나 싸운 후 팔십일수 복마법(八十
-手伏魔法)을 전개하며 힘을 다 해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다. 돌연 큰 웃
음소리가 들려오면서 절벽 위에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얼마 되지
않아 이창란과 천중사추 그리고 천용방 홍기단주 백보비발 제원동, 백기
단주 자모신담 승일청(白旗壇晝子母神膽勝-淸) 흑기단주 개비수 최문기
(黑旗壇主開碑手崔文奇)들이 나타났다.
이창란은 계곡으로 뛰어 내려와 용두 지팡이로 한 수 분랑열유(分浪裂
流)로 문공태와 점창쌍안의 싸움을 말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세 분께서는 먼저 손을 멈추시오 이창란이 몇 말씀 올리겠소.」
문공태가 사방을 둘러보니 무술계 고수들이 서 있음을 발견하고 청죽장
을 멎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방주의 분부라면 문공태가 공손히 듣겠소.」
이창란은 추풍안 엽혜가 등에 지고 있는 비급을 힐끗 보고는 일양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도형! 비급을 훔친 사람을 이곳까지 쫓아왔는데 어떻게 처리 하겠
소?」
일양자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 귀원비급은 이미 도모의 것이 아니라 제가 구형에게 선사했소이
다.」
「도형은 정말 마음이 너그럽군요. 이 노인이 감탄했소.」
그는 구원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그럼 구형은 선사 받은 진귀한 보물을 점창 쌍안에게 선사하셨군? 일
양자에게 미안하지도 않소?」
구원은 얼굴이 시뻘게지며 눈썹을 치켜 올렸다.
「구모인이 어찌 일양자의 호의를 무시하겠소? 돌연한 습격을 받고 뺏기
었소.」
이창란은 대소하더니
「그렇다면 누구라도 주먹만 휘둘러 뺏으면 되겠군! 우리 천용방도 한몫
낍시다.」
그러자 문공태가 대노했다.
「비급을 뺏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요. 그래도 규칙이 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