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로 어떻게 동물 흉내 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을까.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는 문제다. 의외로 해답은 간단하다.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다.
시중에는 이런 목적으로 기획된 클래식 CD가 수록돼 있는 어린이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프랑스의 유명 배우 마를렌 조베르가 지은 클래식 음악동화 시리즈는 이야기와 음악이 결합되어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기존의 음악 관련 책들이 곡에 얽힌 이야기나 작곡가의 전기를 그 작곡가의 대표곡과 함께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시리즈의 장점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환상적이고 기발한 이야기를 베토벤, 모차르트, 비발디, 바흐 등 유명 작곡가의 대표곡과 교묘하게 결합해 놓은 데 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다 보니 아이들이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와 음악을 결합시킨 클래식 동화로는 존 리스코의 동물의 사육제와 로거 빌렘슨의 동물의 사육제도 추천할 만하다. 두 권 모두 대표적인 어린이 음악으로 꼽히고 있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클래식 음악 중에는 처음부터 구체적인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서 만들어진 음악도 많다. 클래식 작품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고전적인 방식의 책으로는 블라디미르 바긴이 지은 피터와 늑대(프로코피예프)와 호두까기 인형(차이콥스키), 장 피에르 케를로크가 지은 마술피리(모차르트), 리즈베트 츠베르거가 지은 백조의 호수(차이콥스키) 등이 있다. 이 중 특히 피터와 늑대는 이야기와 함께 서양악기의 다양한 음색을 두루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음악교육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악기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는 책으로는 마르코 짐자의 티나와 오케스트라, 브루스 코실리악의 오케스트라의 모든 것, 제르다 뮐러의 플로리카가 바이올린을 들면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티나와 오케스트라는 서양의 악기 소리를 직접 들려주며 그 악기의 특징을 얘기해 주는 해설 CD가 들어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음악과 함께 작곡가를 다룬 책으로는 위대한 음악가 시리즈가 눈에 띈다. 이 시리즈에는 음악가의 일생과 그의 대표작을 들을 수 있는 CD가 첨부되어 있는데 해설 중에 작곡가의 일대기뿐만 아니라 서양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점이 특이하다. 각 작곡가의 주옥같은 명곡들만 추려 놓은 선곡이 특히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