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관객观众과 음악만으로도 통해요
그동안 남이 기획한 무대에서 연주만 했는데 직접 이야기 손님을 초대하고, 영상을 준비하고, 무대를 연출해 보니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해 왔던 이런저런 활동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더군요. 삶의 경험이 담긴 음악은 우리에게 더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석 달간 한 달에 한 번씩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첼리스트 박경옥(48사진) 씨의 뮤직스토리 박경옥의 프로포즈 마지막 공연이 16일 오후 8시에 열린다.
350석 규모의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살롱 음악회처럼 관객들과 소통하는 따뜻한 대화가 있는 음악회. 그런 만큼 연주자의 기량은 물론 성격과 친구관계까지 오붓이 드러난다.
박 씨는 10월 가을회상에서는 70년대 같이 학교에 다녔던 고승덕 변호사를 손님으로 초대해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꾸몄다. 11월 프렌즈 공연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인 우이 다케시 씨의 영상물 나뭇잎 프레디를 배경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명상하는 음악회를 열었다.
이번 12월의 음악선물은 이야기나 영상 위주였던 지난 공연과 달리 그야말로 음악선물으로만 꾸몄다. 첼로의 소리와 가장 유사한 바리톤 정록기 씨와 함께 슈베르트, 브람스의 가곡을 들려주고, 하프 앙상블(하피스트 곽정), 재즈 피아노(김성관) 등의 반주에 맞춘 바흐의 마태수난곡 등 평소 듣기 힘든 첼로와 다양한 악기들의 조합이 펼쳐진다.
박 씨는 관객들과 만나면서 이제는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고 느꼈다며 화려한 외국 연주가의 음악회보다 관객들이 우리의 삶이 녹아 있는 국내 연주자들의 작은 연주회를 많이 사랑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