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티포트와 찻잔을 갖추어야만 차를 마실 수 있는 건 아니다. 텀블러 하나만으로도 맛있는 차를 즐길 수 있다. 바지런히 움직여도 늘 바쁜 아침, 집을 나서는 나의 손엔 항상 텀블러가 들려 있다. 한 손에 꼬옥 쥔 텀블러의 마개를 열고 새어 나오는 차 향기를 들이켜는 순간, 작은 여행이 시작된다. 특히 하던 일을 다 던져버리고 산이든 바다든 마음내키는 대로 떠나버리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일 때, 혹은 무슨 연유에서든 답답한 사무실 공기를 더는 참아낼 수 없을 때, 낮은 목소리 톤으로 계속되는 지루한 교수님의 강의에 편두통이 올 때, 일탈을 감행하는 대신 향긋한 차 한잔을 벗 삼곤 한다.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도, 한여름의 불볕더위도 견디게 해주는 ‘램프의 지니’ 같은 한잔의 차는 매일의 나들이를 선사해준다.
并非一定得有茶壶和茶杯才能喝茶。只有一个平底玻璃杯也能享受茶的美味。即使奔走也还是显得匆忙的清晨,出门时我的手中总是会拿一个平底杯。掀开紧握着的杯子的盖子,吮吸扑面而来的茶香的瞬间,我开始了小小的旅行。尤其是屁股发痒想要扔下手上的活儿、来一场说走就走的旅行的时候,或是因为某些原因再也受不了办公室沉闷气氛的时候,听教授小嗓音喋喋不休讲课、感到偏头痛的时候,不逃离而是用一杯茶来当做朋友。像“阿拉丁神灯”般的一杯茶,能让你抵抗住冬季刺骨的寒冷,夏季的酷暑,让你每天都“出去走走”。
- p.283 차의 피크닉 중에서 -
- p.283 茶的郊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