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이라도 난 멋진 디바였을것
영화 드림걸즈(22일 국내개봉) 촬영이 끝나자마자 비욘세 놀스(26)는 배탈이 났다. 신경성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잠시, 아, 정말 행복했어요라는 말로 기자의 추측을 뒤엎는다.
생각해 보세요! 먹고 싶은데 못 먹을 때의 고통을나보다 호리호리한 디나 존스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내내 팝콘, 도넛 등등을 무시해야만 했죠. 내내 음료만 마시며 살았는데 촬영이 끝난 날, 로렐 역을 맡은 애니카가 딸기 케이크를 선물한 거예요. 너무 반가워서 받자마자 허겁지겁 먹다 보니 배탈이 난 거죠.
S라인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가 식탐을 자랑하고 다이어트에 집착하다니 뭐가 부족해서 이러는 걸까. 하지만 마냥 엄살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영화, 그리고 디나 존스에 대한 애착이었다. 1997년 여성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로 데뷔해 올해로 가수 생활 10년째를 맞은 비욘세는 드림걸즈의 여주인공 디나 존스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어렵게 성사된 e메일 인터뷰에서 섹시스타를 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비욘세의 속내를 들여다보았다.
감독님(시카고의 빌 콘돈)이 데스티니스 차일드 공연 때 오셨어요. 난 당연히 내 공연을 보면 디나 존스 역 캐스팅은 자동일 거라 믿었는데 제게 티나 터너 같다며 오디션에도 부르지 않았죠.
거절은 곧 오기가 됐다. 데스티니스 차일드로 빌보드 차트를 누볐고 영화 오스틴파워 3에도 출연하는 등 톱스타임을 자부했던 그녀는 디트로이트의 16세 소녀 디나 존스로 분장한 채 초대받지도 않은 오디션에 나타난 것. 이러한 그녀의 열정에 감독도 합격을 외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후 그녀는 6개월간 연기 수업을 받으며 디나 존스로 살아갔다.
농구장에 놀러가서도 내가 누구지?라며 착각한 적이 부지기수였고 녹음실에서 앨범 녹음할 때도 이건 내가 아냐, 연기일 뿐이야라고 되뇌었죠. 디나 존스에 몰입하다 못해 촬영이 끝난 후에도 비욘세로 돌아오는 데 몇 달은 걸린 것 같아요.
애정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이유는 바로 드림걸즈의 실제 모델인 대선배 가수 다이애나 로스 때문이다. 1960년대를 풍미한 흑인 여가수 다이애나 로스와 그녀가 몸담았던 그룹 슈프림스에 대해 그녀는 현재 흑인 여가수들 대부분의 정신적 지주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그러나 한 멤버에게로 쏠리는 스포트라이트, 그로 인한 멤버들 간의 불화 등 영화 속 내용이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비욘세가 걸어온 길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는 살짝 흥분한 눈치였다.
흔히 스타는 외롭다고 하죠. 디나 존스는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필요 이상으로 겪은 인물인 반면 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철저하거든요. 나에 대한 말 중 뭐가 진심인지, 뭐가 아부인지도 구별할 줄 알고 진실한 친구를 곁에 두는 법도 알아요.
21세기 섹시스타인 그녀가 4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기란 쉽지 않았다. 영화 촬영 내내 내가 만약 1960년대에 활동했다면이란 가정을 잃지 않았다는 그녀는 1960년대 여성들은 절제돼 있으면서도 관능적이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때 활동했다 하더라도 난 그 시대를 대표하는 멋진 가수가 됐을 것이라며 자신감도 잃지 않았다.
크레이지 인 러브를 부르며 엉덩이를 실룩거렸던 그녀는 가수로서도 달라졌다.
지난해 발표한 2집 수록곡 이레플레이서블이 빌보드 싱글차트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드림걸즈 주제가 리슨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발라드 가수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섹시함을 버려도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 다 열정이 넘치기 때문이란다.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할 때 가장 섹시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섹시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내 몸에선 긍정의 힘이 솟아요. 그렇게 무대에서 열심히 노래하다 보면언젠가 데스티니스 차일드나 비욘세를 주제로 한 드림걸즈 2가 나올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