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오피스텔 하숙집 구하기
중개인: 어서 오십시오. 뭘 도와 드릴까요?
필 립: 깨끗한 오피스텔이나 조용한 하숙집을 하나 구하고 싶은데요.
중개인: 여기 앉으십시오. 마침 좋은 오피스텔이 하나 있습니다.
필 립: 어떤 집입니까?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중개인: 평수는 10평이고 집세는 전세로 삼천만 원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전망도 그만이에요.
필 립: 그런데 그렇게 큰 목돈은 마련하기가 어려운데 혹시 월세로 나온 것은 없습니까?
중개인: 같은 평수로 월세는 한 달에 40만 원 이상입니다.
필 립: 생각보다 비싸군요. 하숙집은 어떻습니까?
중개인: 하숙집은 시설은 오피스텔보다 못하지만 아침, 저녁 두 끼 식사를 포함해서 월 40만 원에서 45만 원 정도입니다. 식사가 해결되니까 월세보다는 부담이 덜한 편이죠.
필 립: 그러면 제게는 오피스텔보다 하숙집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아직 한국 지리에 어두우니까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곳이 있을까요? 음식 솜씨도 좋은 하숙집 아주머니였으면 더욱 좋겠는데요.
중개인: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좋은 곳을 하나 골라 드리도록 하지요. 마침 좋은 집이 있습니다. 이 집이 손님에게는 안성맞춤인 것 같군요. 교통도 편리하고 식구도 적어서 조용합니다. 거기에다 음식 맛이 좋기로 소문난 집이에요. 그렇지만 하숙비는 한 달에 45만 원으로 조금 비싼 편입니다.
필 립: 괜찮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조건이 좋으니까요. 한 번 가 보고 그 집으로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항 한국 생활 체험기
저는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온 마캉고 도밍고입니다. 저는 한국에 온 지 2년 5개 월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 사람의 장점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한국은 외국사람들의 안전이 가장 잘 보장되는 나라입니다.
매스컴에 비추어진 세계는 별의별 나라가 다 있습니다. 외국인만을 전문적으 로 노리는 갱단이나 강도, 절도가 판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해가 지면 무서워서 절대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잠시만 한눈을 팔면 밝은 대낮에도 코를 베어갈 정도로 험악한 나라가 많이 있습니다. 얼마전 텔레비전을 보았는데 브라질에서 세 명의 청년이 한국에 와서 브라질 전통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물어 보았습니다. 왜 한국에서 음식점을 개업했는지를.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만큼 외국인이 안심하고 밤거리를 다닐 수 있는 나라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한국에서는 외국사람들이 어디를 가든지 자신의 안전에 대하여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은 제가 알고 있는 나라 중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둘째, 한국 사람들은 부지런한 국민입니다.
땀흘리며 열심히 일을 합니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 강인한 인내심과 투지력을 길러온 것 같습니다. 지금 겪고 있는 경제난도 이러한 강인한 인내심과 투지력으로 단시일 내에 꼭 이겨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국사람의 부지런한 모습은 때로는 성질이 급한 민족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음식점에 가서는 주문을 하자마자 “아줌마, 빨리 안 나와요?” 하고 재촉을 합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뛰다시피 합니다.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차들을 보면 100M 경주 스타트를 하는 것 같습니다. 파란 불이 들어오기 전 노란 불이 켜지면 벌써 쏜살같이 달려나갑니다.
셋째, 한국사람들은 친절한 국민입니다.
버스나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과자나 음료수 같은 것을 나누어 줍니다. 혼자 그냥 먹는 일이 절대로 없습니다. 자신이 먹는 것보다 대접하는 것을 더 기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얼마 동안은 전철역에 가면 언제나 크게 당황을 하곤 하였습니다. 도무지 여기가 저기 같고, 저기가 여기 같고 분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전철을 갈아 탈 때는 미로를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당황할 때는 언제나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천사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는 것이었 습니다. 이와 같은 한국 사람들의 친절은 세계적으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넷째, 한국사람들은 애국심이 무척 강합니다.
National Anthem, 즉 국가도 그냥 국가라고 하지 않고 ‘애국가’라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가는 곳곳마다 애국자의 동상과 기념비 등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이틀 매치에 출전한 권투 선수들은 다 죽을 정도로 얻어 맞아 쓰러졌다가도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정신으로 오뚝이처럼 일어납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지 한국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장에는 태극기 물결의 응원 부대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이나 일본 주니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동렬 선수와 이종범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에는 어김없이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월드컵 예선을 하는 동안 ‘붉은 악마’라는 응원단이 구성되어 대대적으로 열렬한 응원을 했습니다. ‘붉은 악마’라는 응원단은 누가 시켜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진해서 구성된 것입니 다. 유난히도 극성스럽다할 정도로 열렬히 응원을 하는 이러한 모습도 알고 보니 한국인 특유의 애국심의 발로인 것입니다. 살면 살수록 정이 드는 나라, 아름다운 한국은 영원히 잊지 못할 마음의 고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