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쏜살같이 두 사람 가까이 오자 먼저 쫓아온 노인이 손을 번쩍
들어 단검을 던졌다. 던져진 단검은 허공을 가르며 한줄기 은빛이 번쩍하
며 피투성이 된 채 달려오던 거한이 칼에 꽃인 채 있는 힘을 다하여 달려
오다가 청의 소년과 백의 소녀를 발견하고는 있는 힘을 다해 말했다.
「빨리 현도관 주인을……」
뒤쫓아 달려온 두 노인의 네 개의 손에서 노도와 같은 손바람이 일시에
다다랐다.
그러자 거한의 몸은 칠팔 척이나 높이 솟았다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땅
바닥에 떨어진 거한의 코와 입 그리고 귀에서는 붉은 피가 분수처럼 쏟아
져 나오고 손바람의 거센 힘은 주위에 있는 복숭아나무까지 부러뜨려 사
방에 복숭아꽃잎이 흩어져 흡사 꽃비가 내리는 듯했다.
청의 소년은 두 노인들의 손바람이 억셈을 깨닫고 깜작 놀랬다. 무시무
시한 장법이었다. 그러나 피를 쏟으며 쓰러진 거한이 현도관 주인을 다급
하게 부르는 것은 틀림없이 사부님과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
자 쓰러진 거한의 위기를 구해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순간! 청의 소년은 앞뒤를 돌아볼 사이도 없이 땅을 박차고 일어남과
동시에 몸을 날려 두 노인 앞을 가로 막았다. 그 때 거한은 이미 그들 노
인의 수리검과 억센 장풍으로 치명타를 입어 더 이상 피하거나 대적 할
수 없게 되어 시체와 같았다. 그런 시기에 청의 소년이 두 노인 앞을 가
로 막고 가자 두 노인은 청의 소년을 향하여 일제히 협공하려고 했다.
이 청의 소년은 이름을 양몽환이라 부르는 현도관 주인 일양자의 제자이
다.
일양자는 곤륜파 세 장로(三長老) 중의 한 사람으로 분광검법(分光劍法)
과 천강장(天?掌)으로 무술계에서 명성을 떨치는 사람으로서 양몽환은 십
여 년 동안이나 일양자 슬하에서 곤륜파의 절학인 무술을 그대로 이어 받
은 소년이었다.
양몽환은 두 노인의 험상궂은 얼굴을 똑똑히 보고는 적이 놀라움을 금
할 길이 없었다. 두 노인은 거의 같은 오십대의 늙은이인데도 억세고 놀
라운 손바람을 무궁무진하게 불어 일으키는 위력도 그렇거니와 생긴 모습
도 기이했다. 동쪽에 떡 버티고 서 있는 노인의 눈은 삼각형으로 찢어지
고 눈썹은 팔자 형이며 음침한 얼굴은 반은 희고 반은 검은데다 머리칼이
세치이상이나 되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늙은이요, 서쪽에 서 있는 노인은
얼굴은 비록 하얀 편이나 혈색이 없어 흰 종이 조각을 보는 듯 창백하여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난 것처럼 귀신을 연상케 했다. 더구나 턱에 염
소수염처럼 대롱거리는 노란 수염이 더욱 그러했다. 두 노인이 입은 옷도
무릎까지 덮는 두라마기를 걸쳤고 맨발에 짚신을 신고 서 있는 형상이 보
면 볼수록 음흉스럽게만 보이는 것이었다.
이처럼 기괴한 두 늙은 앞에 양몽환이 가로 막고 버티고 서자 이때까지
양몽환의 뒤에 서 있던 하림은 그들이 합세하여 협공해 오리라는 두려움
보다 그들의 생김새에 놀라
「앗!」
하는 비명과 함께 양몽환의 품으로 쓰러지듯 파고들었다.
이때, 흑백 얼굴의 괴인(怪人) 늙은이가 양몽환과 하림을 비웃듯 바라보
며 말했다.
「야! 이 벌레 같은 작은 놈들아! 도대체 너희들이 현도관 주인과 무슨
관계라도 있다는 말이냐? 썩 내 앞을 비켜서지 못할까!」
하고 외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양몽환의 눈치는 빠르고 예민했다. 비록 남루하고 누추한 옷을
걸치고 있다 하더라도 이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