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양몽환은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심소저는 처음으로 하는 여행이라
가는 곳마다 신기한 것뿐이었다.
이 십 여일의 길을 걸어 당도한 곳은 절강성의 선거현(仙居懸)이라는
곳이었다.
이 선거현은 괄창산맥의 한 산성으로 시가(市街)가 번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여인숙도 많았다.
혜진자는 양몽환과 하림, 동숙정을 데리고 그곳에서 제일 깨끗하고 큰
여인숙인 삼진원(三進院)에 들었다.
혜진자와 양몽환은 각기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하림과 숙정은 한 방에
서 쉬게 하였다.
일행은 간단히 저녁밥을 먹고 내일 해야 할 일을 의논했다.
「내일은 산으로 들어가야 한다. 괄창산은 연면천리(連綿千里)에 기봉(奇
峰)이 많고 길이 험하여 산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될지 모르겠
다. 오늘 밤은 편히 들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떠나도록 하자.」
하고 말을 마치고는 앉은 채로 눈을 감았다. 양몽환 등 세 사람은 각기
자기 침실로 돌아와 쉬었다.
이 이 십여 일간의 여정(旅程)에 하림과 동숙정은 함께 기거하면서 심
소저는 자기의 모든 것을 숨김없이 동숙정에게 말하여 주었다. 이날 저녁
도 동숙정과 하림은 촛불을 사이에 두고 앉아 차를 마시며 한담하였다.
「언니! 내가 곤륜파에 들어간다면 장차 언니처럼 여승이 되나요?」
동숙정은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 않아. 그건 네 마음에 달려 있어. 다만 우리 곤륜파 제자의 대
부분이 도가(道家)에 속해 있을 뿐이야.」
「나는 본래 출가(出家)하려고 하였어요. 그러면 오빠와 같이 다닐 수도
없겠지요. 장차 사부님께서 저를 여승으로 만들려 하거 던 언니가 잘 말
씀해 주세요.」
동숙정은 하림의 진지한 태도를 보고서는 마음이 움직여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동생! 꼭 도와주지, 사부님께서도 꼭 여승이 되라고 하시지는 않을 거
야.」
「환 오빠는 아주 착한 사람이에요. 언니도 그를 좋아 하시나요?」
순간 ….
동숙정의 두 볼이 빨개졌다. 그러나 그녀는 하림의 묻는 뜻을 알 수 있
었다. 그러나 미처 대답할 바를 찾지 못하고 망연히 있다가 태연하게 말
했다.
「네 환 오빠는 참으로 좋은 사람이야 만일 그가 딴 여자를 좋아하면 견
딜 수 없겠지?」
하림은 이 문제에 대하여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이 말을 듣고는 한참
동숙정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비로소 천천히 말했다.
「만일 그가 나를 좋아 한다면 괜찮지만 그가 변심하여 나를 좋아 하지
않는다면 난 죽어 버릴 테에요.」
하고 말하는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흰 치마 위에 떨어졌다.
동 숙정은 웃음의 말에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는 속으로 탄식
하며 살며시 그녀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자 우리 그만 자자! 네 환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 절대로 변심하지 않
을 거야.」
그제야 하림은 소매 자락으로 눈물 자국을 닦고는 얼굴을 돌려 웃었다.
「언니 먼저 주무세요! 저는 환 오빠에게 몇 가지 물어 보고 오겠어
요!」
동숙정이 놀라며 물었다.
「넌 내가 한 말을 하려고?」
하림은 머리를 흔들며
「아뇨! 난 앞으로 그가 마음이 변하지 않겠느냐고 물으려 해요?」
하고는 방을 나갔다.
양몽환은 마침 정좌하여 있다가 하림을 맞아 주었다. 이때. 촛불에 비
쳐지는 그녀의 얼굴은 꽃과 같이 아름다웠다. 큰 두 눈에 눈물 자욱이 있
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그의 손을 잡고 물었다.
「왜 아직 자지 않고?」
하림은 양몽환의 품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