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한 네 사람은 모조리 누런빛 삼베옷에 짚신을 신고 있었다. 그런데 그
들의 인상은 사람 같지 않았다.
노인은 약 육장 가까이 까지 와서 발을 멎으며 일양자에게 두 주먹을
앞가슴에 모아 인사하는 것이었다.
「곤륜삼자는 무술계에서도 쟁쟁한 분이라 오늘 노부가 다행히 이곳에서
만나보게 되었으니 영광으로 생각하오!」
말이 끝나자 껄껄하고 대소했다. 그 웃음소리는 온 산이 들썩들썩 했
다.
일양자는 노인의 우아한 모습을 보자 벌써 천용방 방주 해천일수 이창
란임을 알았으며 그를 에워싸고 있는 추한 네 사람의 기이한 옷차림으로
천중사추(川中四醜)임을 알 수 있었으나 태연이 합장하여 웃는 얼굴로 말
했다.
「이 방주께서는 천용방을 창설하고 널리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곤륜삼
자가 어찌 이 방주와 비교가 되겠소?」
이창란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겸손하신 말씀, 곤륜파는 무술계 구대파(九大派)의 하나이며 천용방은
불과 무술계의 외인들이 모인 사문파(邪門派)니 감히 무술계 구대 문파와
길고 짧은 것을 비할 수가 없을 것이오!」
말이 끝난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며 눈에서는 예리한 광채가 반
짝였다. 그리고는 일양자가 메고 있는 노란색 보자기를 발견하고 말을 이
었다.
「풍문에 의하면 무술계에서 전해 오던 장진도를 관주께서 손에 넣었다
는데 그 말이 정말이요?」
그 말을 듣고 일양자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신분이라 하는 수 없이 한
참 생각하다 말했다.
「옳소. 소도가 그 물건을 손에 넣은 것은 사실이오.」
이창란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관주께서 장진도를 얻으셨다면 귀원비급을 찾기는 문제가 없겠습니다.
혹 관주께서 등에 메고 계시는 황색 보자기 안에 귀원비급이 들어 있지
않소?」
노골적인 물음에 일양자는 얼굴을 돌리고 말했다.
「바로 귀원비급올씨다. 그런데 이 방주께서 묻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창란은 냉랭하게
「귀원비급은 비록 무술계의 신기한 보물이지만 이창란이 강탈할 마음은
없소. 지금 괄창산에는 수많은 고수들이 운집하여 장진도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소 그러나 노부에게 공평한 해결 방법이 있소이다. 그것은 귀원비
급을 관주께서 잠시 보관하시되 절대 사사롭게 봐서는 안 되며 귀파 장문
인과 노부의 이름으로 구대문파 장문과 천하 영웅을 초청하여 이차 무술
대회를 열어 수백 년 동안 현안인 서열문제를 해결하고 그 다음으로 귀원
비급 소유권을 결정한다면 일거양득의 방법이라 생각하오. 관주께서는 어
떻게 생각하시오?」
일양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혜진자가 나섰다.
「귀원비급은 곤륜파가 찾았으니 그야 물론 곤륜파에 속할 것이며 이차
무술 대회는 이 방주께서 청첩만 내신다면 곤륜파는 꼭 찾아갈 것이나 대
회를 주최할 마음은 없소이다.」
이창란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무술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혜진자 여협인가 본데 노부는
지금 당신의 사형과 말하고 있으니 여협께서는 될 수 있으면 나서지 않는
것이 좋겠소.」
혜진자는 얼굴이 붉어졌으나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일양자는 노
한 얼굴로 대답했다.
「이차 무술대회와 귀원비급과는 같은 일이 아니며 연결시킬 필요도 없
소. 소도는 급히 돌아가야 할 길이라 방주와 변론할 사이가 없으니 곤륜
산의 금정봉 삼청궁에서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