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수 천 가락의 빛으로 변하여 사수구원을 덮쳤다.
그러자 구원은 지탱하지 못해 계곡의 기슭까지 후퇴했다. 만일 여기서
혜진자가 계속 공격한다면 구원은 절벽 낭떠러지에 떨어져 박살이 날 것
이다. 그러나 혜진자는 인자한 사람이다. 사람을 상하게 할 마음이 없는
듯 칼을 거두며 말했다.
「당신의 사두 지팡이의 수법도 이만 저만한 것은 아니요 마는 귀원비급
을 뺏을 솜씨는 못되오.」
구원은 대꾸도 못하고 가쁜 숨만 헐떡헐떡 쉬고 있기만 했다. 이때 문
공태가 냉랭하게 말했다.
「구형, 이미 졌으니 빨리 이곳을 떠나지. 무얼 우물 주물하고 기다리고
있소?」
구원은 문공태의 호통에 화가 나 이를 갈며 몸을 후들 후들 떨면서 얼
굴색이 시퍼렇게 변했다.
「문형! 우리는 어느 때든지 한번 생사를 두고 싸울 때가 있을 것이니
너무 호통 마시오!」
문공태는 냉소하더니
「구형은 절대 곤륜삼자의 적수가 아님을 벌써 말해 둔바 있소. 보시오!
오늘에야 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지 않았소. 만일 나와 겨누어
보려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상대가 되어 드리겠소.」
구원은 문공태가 옆에 서서 빈정거리자 노기가 충천했다.
그는 곧 품속에서 판관필(判官筆)같은 무기를 두 자루 끄집어내더니 혜
진자를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귀하의 인자하신 마음으로 저는 죽지 않았으나 마땅히 진 것으로 간
주해야만 합니다만 구성(丘姓)을 가진 저는 종래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 한 쌍의 비룡봉(飛龍棒)으로 몇 수 겨루어 볼까 합니다.」
그가 여전히 진 것을 인정하지 않고 덤비자 혜진자도 화가 치밀었다.
「당신이 어떤 절학을 지니고 있는지 써 보시요! 제가 꼭 상대해드리겠
소.」外语爱好者 韩语学习版 版权所有
구원은 음침하게 웃었다.
「좋소! 그럼 여협께서 주의 하시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진자는 재빨리 장검을 휘두르고 한 수 낭권유사
(浪捲流沙)로 앞가슴을 찌르자 구원은 비룡봉을 휘둘러 막았다.
혜진자는 이번만큼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잇달아 기봉등교(起
鳳謄蛟), 신용음현(神龍陰現), 석파천경(石破天警) 등 추혼십이검법의 세
절기를 발휘하여 맹공하자 광풍을 이루어 한 검광이 구원을 에워싸니 그
는 속수무책으로 간신히 피했다.
일양자는 구원이 수중의 사두 지팡이를 버리고 이상한 무기를 끄집어낸
것을 심히 이상하게 여기어 구원의 거동을 주시하여 보았으나 일시에 짐
작이 가지 않았다. 혜진자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려 했을 때 혜진자는 잇
따라 세수의 공격을 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원은 손과 발이 제대로
맞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있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마음을 놓고 돌아 서던 일양자를 긴장시키고도 남을 만큼 날카로운 혜
진자의 비명 소리가 고막을 찌르는 것이었다.
그때 혜진자는 맹렬한 공격으로 구원을 물리쳐 격퇴시킨 후 곧 이어 소
지친남(笑指天南)의 한 수로 내려치려는 순간, 뒷걸음질치던 구원의 눈에
서 날카로운 광채가 나며 살기 돋친 구원의 고함이 터졌다.
「혜진자! 정말 그따위로 악랄한 수법을 쓴다면 나도 참을 수 없소 원망
하지 마오!」
그러나 혜진자는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고 수법을 춘운조전(春雲조電)으
로 변화시켜 내공을 합해 일격을 가하려고 손을 높이 들었을 때였다.
갑자기 손목이 따끔하는가 했는데 어느 사이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심한 통증을 느끼며 비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