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어조로 말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어쨌든 가보자!」
양몽환과 하림은 조용히 스승님 앞을 물러 나왔다.
이튿날 아침.
일양자의 일행은 약속한 호중(湖中)으로 배를 타고 나갔다. 배가 점점
호수 깊숙이 들어가자 누구나 없이 약간 불안한 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더구나 자기의 병을 치료 받기 위해서 아침부터 제자들을 고생시키는 것
을 생각하며 혜진자는 감개가 무량하였다. 이윽고 호중에 도착한 일양자
일행은 배를 멈추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중에서도 양몽환은 더욱 초
조해 하며 이요홍의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빌고 있었다.
그때, 과연 ….
한 척의 배가 쏜살 같이 달러 오고 있었다. 거의 배가 마주칠 듯 가까
운 거리에 까지 접근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 배에서는
「올라가도 괜찮소?」
하는 소리와 함께 주백의가 벌떡 일어서는 것이었다. 이제까지 이요홍의
배인 줄 알고 있던 양몽환은 약간 실망했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으며
「좋소!」
하고 고개까지 끄덕였다.
주백의는 양몽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성큼 옮겨 탄 후 자기가 타고 온
큰 배를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회색 도포의 노인은 아무 말 없이 배를 돌려 사라지는 것이었
다.
주백의는 양몽환이 서 있는 곳까지 와서 고개를 숙여 보이며 나지막하
게
「마음 놓으시오. 방해는 않겠소!」
양몽환은 그냥 서서 담담히 웃은 후
일양자에게 주백의를 소개했다.
주백의는 일양자에게 공손히 읍을 하자 일양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면
밀히 관찰하는 듯 하다 고개만 끄덕거릴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나 일
양자는
(비범한 인재로군!)
하는 생각과 어째 이곳에 나타났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양몽환은
양몽환대로 돌연한 주백의의 출현으로 알지 못할 의심이 생겼지만 그렇다
고
(어떻게 알고 오셨소?)
하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일양자의 앞을 물러선 주백의는 양몽환의 서있는 곳 가까이 다가오며
「양형! 나타났소이다. 준비하시오!」
하는 것이었다.
양몽환은 긴장하며 앞을 바로 보았다.
순간 ….
한 척의 쾌속정이 흰 파도를 좌우로 가리면서 달려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워낙 먼 거리이기 때문에 이요홍의 배인지, 아닌지를 분간할 수
없었다.
양몽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과연 이요홍일까 생각하는데 그 눈치를 챈
주백의가
「틀림없는 이요홍의 배요.」
하는 것이었다.
이윽고 지척 간에 도달한 배는 이요홍의 쾌속정임에 틀림없는 그 쾌속
정 이었다.
양몽환은 내심 주백의의 예민한 관찰력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서운 안력(眼力)이다!)
하고 소리 없이 외쳤다. 양몽환은 일양자에게로 다가가
「사부님! 바로 저 붉은 색의 쾌속정입니다.」하고 질주해 오는 쾌속정
을 가리켰다.
일양자는 입을 굳게 한일자로 다물었던 입을 떼면서
「음 그럼, 나가야지!」
하고는 배를 전진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일양자의 명령이 일단 떨어지자 일양자의 일행을 태운 배는 무서운 속
도로 질주해 오는 쾌속정을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 나가는 것이었다.
드디어 두 척의 배가 서로 마주 바라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로 좁혀졌
다. 그러나 쾌속정은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정면으로 충돌할 기세였
다.
만약, 두 척의 배가 충돌한다면 일양자의 배는 문자 그대로 일엽편주!
산산조각이 나고 말게 되는 것은 물론 서로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