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사람은 아닙니다. 어떠한 일이라도 소형에게 까지 화가 미치지 않게
하겠습니다.」
소천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면……… 그런데 약을 구하는 것도 위험한 곳이오. 그 약이 있
는 곳에 숙모(叔某)란자가 있소. 그 숙모가 알면 틀림없이 분규가 일어날
것 같소.」
일양자는 약간 마음을 놓으며
「사람을 살리려고 구하는 약인데 무슨 분규가 있겠습니까?」
소천의는 가늘게 탄식하며
「노형은 잘 모르는 모양이오 그려 . 이제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자연 알게 될 거요」
하고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시작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이야
기였다.
「청해성(靑海省)과 감숙성(甘肅省)사이에 있는 기련산(祈連山)이라는 곳
은 일 년 열두 달 눈에 덮힌 기암(奇巖)봉우리가 있소이다. 종운암(?雲巖)
이라고 부르는 이 기암의 봉우리 위에는 대각사(大覺寺)라는 오래된 사원
(寺院)이 하나 있소이다. 그런데 이절 안에는 천하에 단 한 그루밖에 없는
진귀한 나무가 있는데 그 열매를 설삼과(雪參菓)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나무는 십 년에 꼭 한 번만 꽃이 피고 그 꽃은 백 년 만에야 열매를 맺는
데 그것도 꼭 세 개 이상은 열리지 않는 열매이오.」
소천의 말에 일양자와 일행은 신비 속에 빠진 듯 아연할 수밖에 없었
다. 소천의는 말을 끊고 또 한번 탄식하듯 긴 한숨을 쉬며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혜진자의 병은 그 열매가 영약이오 그려. 그러나 절간의 중들
은 모두가 다 훌륭한 무술을 지닌 고수들이고 그 나무의 열매를 엄중히
감시하고 있어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오.」
일양자 일행은 새삼 어안이 벙벙할 뿐 묘책이 없었다.
「그런즉 내나 도형이나 간에 그 설삼과를 구하려면 필경 일대풍파가 일
어 날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오?」
하고는 말을 마치는 것이었다.
사실이었다. 어느 누가 명약을 소홀히 간수하며 또 빼앗길 것인가. 심
각히 소천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일양자는 합장하며 일단 물러갈 것을
조용히 이야기했다.
「오늘의 가리킴은 영원히 명심하겠습니다. 저희들은 이제 물러갔다 다
시 찾아뵙기로 하겠습니다.」
소천의는 일양자와 함께 합장으로 대하며 부드럽게
「아니 좀더 앉아서 담소나 하십시다. 아무것도 준비한 것은 없으나 술
은 있소이다.」
일양자는 정중히 사양했다.
「아닙니다. 어찌 더 이상 폐를 끼치겠습니까? 차후를 약속하겠습니
다.」
하는 말에 소천의도 더 이상 만류하지 않았다. 물길을 따라 돌문까지 전
송한 소천의는 영약이 없음을 한탄해 마지않았다. 그때 옆에 있던 소설군
이 어리광하듯
「아빠! 언니 와 함께 손님을 전송하고 오겠어요.」
하는 것이었다.
소천의는 딸을 보고 약간 미간을 찌푸렸으나 곧 허락해 주었다. 소설군
은 이요홍을 끌고 양몽환의 배에 가볍게 뛰어 올랐다.이요홍과 소설군이
배에 오르는 것을 본 일양자가 그들을 정중히 사절하려고 하자 소설군이
재빨리 눈을 깜박이며 그냥 있게 해달라는 듯 애원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속 뜻을 알 수 없는 일양자는 더 거절하지 못하고 돌아 섰다.
그러자 쾌속정은 이요홍과 소설군이 오르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물을 가르
며 질풍같이 달려 어느덧 섬이 보이지 않는 지점까지 순식간에 달리고 말
았다.
소설군은 바람에 날리는 검은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이요홍을 불렀
다.
「언니! 저는 되돌아 갈 수 없게 되었어요.」
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요홍은 그런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