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대로 뛰어오른 60대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노년 실업률의 상승 원인은 일자리 공급 악화보다 수요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 지원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생활고를 해소하고자 구직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한정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은퇴세대로 편입하는 등 60대 이상의 인구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60대 일자리 수요 급증, 공급은 '제자리'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는 유독 60대 연령층에 큰 타격을 입혔다.
22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직후인 2010년(2.4%)에 전년(1.4%)보다 1.0%포인트 급등한 뒤 좀처럼 하락하지 않았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는 1998년 외환위기와 달리 청년층, 장년층, 중년층의 실업률 제고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60대 연령층의 실업률 상승 원인으로 일자리 수요 급증을 꼽았다.
60대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 반면 구직을 원하는 60대 이상의 고령화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어서 실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손성동 상무는 "60대 이상 연령층의 고용환경이 갑자기 악화했다기보다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워져 구직에 나선 노인들이 늘어났다"고 풀이했다.
특히 성별로 살펴볼 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0대 이상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보다 가파르게 올라갔고, 60대 이상 연령층 전체의 실업률 상승에도 기인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 "1998년 외환위기 이전인 90년대 중반에는 60대 이상 여성 실업자 수가 1천명이 채 안 됐지만, 지금은 구직을 원하는 여성 노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60대 연령층의 실업률 상승 원인을 노인들의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 50대 중년층은 각 기업체의 중견급이었으므로 상대적으로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고령층과 여성노동자는 비정규직에 집중돼 실직 피해가 컸다"고 진단했다.
◇"60대 실업률 상승추세 지속"…정부 정책지원 시급
전문가들은 60대 이상의 실업률이 당분간 가파르게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2%대 실업률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2009년 1.4%였던 실업률은 다음해에 2.4%로 급등한 뒤 2011년(2.1%)과 2012년(2.0%)에 줄곧 1%대를 지속하고 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노년층의 실업률 수치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다른 연령층과 달리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구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므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다른 연령층과 구분된 노년층만의 고용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노인들이 수십년 간 쌓은 사회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노년층의 비영리민간단체(NPO)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손 상무는 "한국도 베이비부머가 은퇴세대로 편입하고 있는데 이들의 소중한 사회적 경험을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NPO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일본의 사례를 볼 때 고령화 문제를 비관적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젊은 층은 꺼리지만 노년 층은 잘할 수 있는 육아, 간호 등을 노인 일자리로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p#分页标题#e#
60대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 상승이 생활고와 깊이 연결된 만큼 은퇴 전부터 노후생활을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퇴를 앞둔 세대는 퇴직 후 전체 노후자금과 소비인출률(소비를 위해 자산에서 인출하는 비율) 등을 구체적으로 계산해야 '은퇴 파산'을 막을 수 있다.
또 손 상무는 "이미 은퇴한 사람이 금융상품에 투자할 시 노후자금이 고갈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즉시연금은 금융사기로 노후자금을 날릴 위험을 차단하고 매월 일정금액이 안정적으로 나오므로 추천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