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 장생 육갑 칠득 팔복, 하나같이 천장을 쳐다보며 연신 한숨을 쉰다.
육갑
병신 육갑한다더니 내가 완전 그 짝이네.
멋모르고 저 놈한테 홀려 왕을 조롱하다니
내가 정신이 나갔지.
칠득
(장생에게)
미쳤어요?
어쩌자고 그런 소릴 해!
형님이 왕이면,
(일어나 오줌 싸는 시늉을 하며)
이걸 보고 웃겠냐고?!
장생
곤장 백대 맞으면?
어떻게 겨우 목숨은 부지한다고 치자.
그 몸으로 광대짓 하고 살 수 있을 거 같아?
젠장, 어차피 살판 아니면 죽을 판이야!
육갑
이건 죽을 판이여.
칠득
맞어.
이건 뒤질 판이여.
팔복
난 맞을래.
맷집하면 나야.
장생, 책임을 전가하는 육갑 칠득 팔복에게 몰린다.
장생
(설득조로)
좋아, 니들 맘대로 해.
(옥 밖의 간수를 향해)
여보쇼, 간수 양반!
이 놈들은 몸으로 때우겠다니 데려가쇼.
육갑 칠득 팔복, 장생의 예기치 않은 행동에 당황한다.
육갑
아니, 그게 아니고...
(하다 절망하고)
에이 씨, 환장 하것네.
장생
난 할거야.
하고 공길을 본다.
공길, 자신을 바라보는 장생에게 자신도 하겠다는 의지로 고개를 끄덕인다.
장생
(육갑 칠득 팔복에게)
죽기 살기로 놀아보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육갑 칠득 팔복에게.
공길
뭐가 겁나? 어차피,
외줄 타다 떨어져 병신 되는 광대가 한둘이야?
살판 놀다 목 부러져 죽는 광대가 한 둘 이냐고?!
육갑 칠득 팔복, 전에 없는 공길의 모습에 놀란다.
공길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던 장생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번진다.
그 때 김처선이 다가온다.
장생
(옥사 안에서 나무 틈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뭐랍니까? 본답디까?
김처선
임금께서 내일 연회에서 너희들의 소극을 보자 하신다.
장생
거보쇼, 내 뭐랬소.
김처선
대신, 너희들의 소극이 웃기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목을 베라 명하셨다.
하고 옥사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공길과 육갑 칠득 팔복, 김처선의 말에 얼굴이 하예진다.
장생, 동요하는 공길 등을 보더니 얼른 김처선을 향해
장생
대신 왕이 웃으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한상 차려주기요.
알았죠?
하고 호기를 부린다.
간수들, 장생의 배짱이 놀랍다는 듯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