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심 심란한 얼굴로 장바구니 들고 들어오는데 경민 자기 빨래 행거에 널고 있는.
옥심 : 뭔 빨랠 했어. 두면 내가 하는데. 언제 왔어. 밥은 먹었어?
경민 : 방송국 가봐야 해요. 가서 먹을게요.
옥심 : 먹고 나가지 왜. 너 도착했대서 장도 봐왔는데.
경민 : 저 도착한 거 어떻게 아셨어요?
옥심 : 어? (아뿔싸 싶고) 니, 니가 접때 가면서 이 시간 쯤 올 거라고..
(딴 소리) 밥 금방 안칠 테니까 먹고 가. (하고 부엌으로 가려하면)
경민 : 엄마.
옥심 : 어?
경민 : 혹시... 어디 일 다니세요?
옥심 : (놀라) 뭐? 아니, 그게,
경민 : 권집사님 핑계대지 마시구요.
옥심 : !!!.
경민 : 무슨 일 하시는데요. 식당? 건물청소? 가사 도우미?
옥심 : 경민아.
경민 : 엄마.
옥심 : (아프게 보면)
경민 : ....나 몰랐던 거 아니에요.... 대충.... 짐작은 했어. 짐작은 했는데...
형 직장 구할 때까지만... 그나마 그렇게라도 숨 좀 쉬고 싶어서 모른 척 했어요.
옥심 : !!!
경민 : 근데 안 되겠어. 그냥 우리 덜 쓰고 살아요. 그러자구요. 일 나가지 마세요.
옥심 : 배부른 소리 말어. 누가 니 맘 몰라?
경민 : 엄마.
옥심 : 짐작하고 있었다니 이제 마음 편해 좋다. 넌 니 일 열심히 해. 난 내일 하는 거니까.
니 말대로 경수 직장 잡을 때까지만 할 거야. 더 하래도 안 해. 그런 줄 알어.
경민 : (참담하게 서 있다) 방에 로션 하나 사다 놨어요. 비싼 거 아니니까 쓰세요.
하고 문 열고 나가는. 옥심, 가슴 아프게 서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