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 내가 먼저 씻어? 아님 니가 먼저 씻을래?
승아 : (표정 딱딱하게 굳더니) 쉬운 거부터 하죠.
(하더니 천천히 걸어와 기준 앞에 앉더니 와인 잔 들면)
기준 : (좀 당황) 술 못한다며.
승아 : 못하는지 잘하는지 실은 몰라요. 안 마셔봐서.
기준 : (보기보다 참한 앤가 싶고...)
승아 : 그래서 마시기 전에 물어볼게요. (사이) 후회안할 자신, 있어요?
기준 : 후, 후회? 내가?
승아 : 오늘 일, 죽을 때 까지 안 잊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아저씨가 나 전도연 김희선처럼 만들어주면 그때, 아저씨 가만 알 둘거에요.
기준 : !!!
승아 : 근데 아저씨가 나 그렇게 못 만들어주면 그땐, 아저씨 죽여 버릴지도 몰라요.
기준 : 야, 임마! 무슨 그런 살 떨리는 소릴 해.
승아 : 그러니까 대답해요. 후회 안 할 자신 있냐구요.
기준 : 아, 됐어. (잔 확 뺏으며) 마시지 마. 마시지 마. 아씨 아까운 거 다 쏟았네.
승아 : ?!!
기준 : 너 임마, 이게 얼마나 비싼 와인 인 줄 알어? 이게 임마 프랑스 황제만 마셨다던
(손에 묻은 거 입으로 습- 흠치며) 그 와인이야, 이게.
승아 : (무언가 이상한. 와인 병 보고 다시 기준 보면)
기준 : 왜! 뭐!
승아 : 진짜 제일 좋아하는 와인 맞아요?
기준 : 그래 맞다. (병 흘깃하고) 조지아산. 내가 제일 좋아해. 왜.
승아 : (빤히 보는)
기준 : (왜 그런 눈으로 봐? 하는 표정으로 보면)
승아 : (피식 웃는)
기준 : 왜 웃어.
승아 : 혹시 쇼 한거에요 지금까지? 나 겁줄라고?
기준 : (헉!!) 뭐?
승아 : 프랑스 황제가 뭘 마셔요? 이 와인은 조지아산이 아니라 그루지야산이에요.
러시아어로 그루지야라고 읽는 거라구요.
기준 : 야, 깻잎. 콩알만한 게 니, 니가 술을 알어?
승아 : 술은 몰라도 러시아언 알아요. 우리학교 제2 외국어가 러시아어거든요.
매니저 말고 배울 하지 그랬어요? 뭐요? 먼저 뭘 해? 그럼 내가 겁먹을 줄 알았어요?
기준 : 척은.... 할 줄 알았지....
승아 : 아저씨.
기준 : 왜.
승아 : (빤히 보다) 아저씬 나 스타 못 만들어요. 그래서 아저씬, 내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에요.
기준 : !!!
승아 : 근데, 아저씬... 진짜 어른 같아요. 진짜 좋은 어른.
기준 : !!!
승아, 그런 기준 보더니 천천히 일어나 방 나가는...
기준, 무언가 허전한 마음으로 승아가 나간 문 오래오래 바라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