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잘 드는 창가. 옥심과 경민 마주 앉아 식사하는.
경민 : 맛 괜찮아요?
옥심 : 그럼. 아들이 사주는 건 뭐든 맛있어. 호강하는 거 같고 좋다.
경민 : (가슴 아픈...) 앞으론....자주 모시고 올게요. 천천히 드세요.
옥심 : 자주 올 곳은 아니구. 너무 비싸. 너도 얼른 먹어.
경민 : ......엄마.
옥심 : 음?
경민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어떤 사람이든... 좋아해 줄 수 있어요?
옥심 : (반색) 누구 생겼어? 생겼구나.
경민 : ....엄마 맘엔 안 들 수도 있어요.
옥심 : 왜. 너 혼자만 좋은 거야? 어떤 아가씬데.
경민 : ....이혼 했어요.
옥심 : !!!
경민 : 아이도 하나 있구요.
옥심 : (헉!!! 사색되는....)
경민 : 좋은 사람이에요. 직접 만나 보시면,
옥심 : 싫어. 싫어 경민아.
경민 : (....보면)
옥심 : 왜 하필 그런, (사이) 요즘은 그런 거 상관없는 사람들도 있나 보다만
엄만 구식이라 싫어. 이혼만 해도 큰데 애 까지 있다며. 싫어 엄만.
경민 : 조건만 놓고 보면 저도 뭐 없잖아요. 가진 거 없고, 책임질 건 많고.
옥심 : 너... 너 암만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말을... 내가 니 형 때문에 니 눈치 보고 산다만,
(왈칵 눈물 나고) 너 이럼 엄마 정말 가슴 아파.
경민 : 엄마가 조건만 보고 싫다니까.... 한번 만나 보세요. 나보다 나은 사람이에요.
옥심 : 그럼 더 싫어. 난 내 자식만 위하고 받드는 며느리가 좋지 저 잘난 며느리 싫어.
너 엄마 뭐 하냐고 물었지. 엄마 남의 집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해. 엄마 그거 해.
경민 : !!!
옥심 : 잘난 여자들 수도 없이 봤어. 자식이고 남편이고 없이 돈으로 뭐든 된다고 생각하는
그 잘난 여자들 밥 해 바치고 속옷까지 빨아 바치면서 엄마 늙어가고 있다고.
경민, 미치겠고....엄마의 인생, 영은 인생, 자기 인생... 다 가슴 아픈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