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가방 싣는 기사.
수하, 배웅하는 이학할매와 안성댁.
이학할매 어서 가유, 애기씨~
수하 들어가, 할매. 들어가요, 아줌마.
수하, 차에 올라타려는데 그 위로
꽃분이(E) 꽃분아! 꽃분아!!
구를 듯 뛰어나오는 꽃분이.
꽃분이의 얼굴, 슬픔과 불안함으로 가득하다.
눈물이 그렁한~
꽃분이 꽃분아~ 가지마! 꽃분아~~~ (매달리면)
이학할매 왜 또 지랄이여? 애기씨 기운 빠져, 이 손 어여 놔~!
(억지로 떼어놓으려는데)
수하 할매, 그러지 마!
이학할매 작작히 혀야지요, 작작히!
(으름장) 꽃분이 너 자꾸 그러면 영영 쫓아낼껴!
꽃분이 (울먹이며 수하 뒤로 숨는다)
수하 (꽃분이 감싸며) 불쌍하잖아.
딸 생각나서 그러는 걸 뻔히 알면서 왜 그래?
이학할매 어디 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에미 버리고 도망간 년을 왜 찾고 지랄이래유?
수하 (꽃분이 얼굴 어루만지며) 아줌마,
맛있는 거 사갖고 금방 올테니까 얌전히 있어야 해?
꽃분이 맛있는 거? 사탕?
수하 응. 누룽지 사탕 사올까? 많이 많이?
꽃분이 (금새 헤헤 웃으며) 응. 응! 많이많이!
이학할매 (연민으로) 지랄하네!
안성댁 인사하다 차 놓치겄어유, 애기씨, 빨리 가세유.
수하 부탁해, 아줌마.
수하, 차에 오르면
꽃분이, 신이 나서 손 흔들고.
뽀얀 먼지내며 출발하는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