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海》
우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처럼
넓은 가슴을 열고
출렁이는 파도를 잠재우는 바다
답답한 사연일랑 파도에 묻고
골치아픈 일들일랑 물결에 털고
해풍(海風) 한 가닥에
시원한 마음 실어 나른다
가진 게 많아도 뽐내려하지 않고
줄 것이 많아도 우쭐대지 않는
교만한 듯 겸손한 너 바다여
바다는 언제나 마음이 넓다
바닷가에 서면
빈 마음으로 찾아드는 파도에
세상사의 오만과 욕심을 잊고
막힌 가슴을 털어낼 수 있어서 좋다
가끔은
서서히 물러나는 썰물의 뒤에 대고
채워지지도 않을 나만의 기도를 한다
바다를 떠나서도 바다처럼 살게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