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열
열쇠꾸러미를 너에게 주마
어느 방 어느 서랍이나 금고도
원하거든 열거라.
그러하고 무엇이나 가져도 된다
가진 후 빈 그릇에
허공부스러기쯤 담아 두려거든
그렇게 하여라.
이 세상에선
누군가 주는 이 있고
누군가 받는 이도 있다.
받아선 내버리거나
서서히 시들게 놔두기도 한다
이런 이 허망이라 한다.
허망은 삶의 예삿일이며
이를테면 사람의 식량이다.
나는 너를
허망의
짝으로 선택했다
너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