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기울고
아무 생각 없이 주위를 둘러보는데,
문득 주위 풍경이 전에 없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는 주위 풍경과 나 사이에 어딘지 서먹서먹한
무엇이 있었는데, 문득 그것이 사라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내가 전부터 죽 알아 온 풍경 같고,
나는 이 풍경을 구석구석까지 훤히 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상한 심리 체험이었다.
- 다치바나 다카시의《사색기행》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