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국학의 제2단계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한 후에 고려 국초에 새로이 편찬된 삼국사는 삼국의 역사를 우리 나라의 역사로 통합하여 인식함에 기여하였고, 사관(史館)이 설치되어 역대 각 왕의 실록을 편찬함으로써 민족문화의 기록을 상세히 남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12세기 중엽의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중세적인 유교문화의 역사관에서 고대사가 재해석되고 정리되었다.
원나라의 정치적 간섭을 받은 13세기 말 일연이 ≪삼국유사≫를 썼다. 이 책은 불교 신앙을 위해서 쓰여진 책이지만 ≪삼국사기≫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단군조선으로부터 신라 말까지의 역사와 신화, 민속, 불교신앙을 상세히 전해주고 있는 민족지이다.
이와 거의 같은 때에 편찬된 이승휴의 ≪제왕운기≫에서는 우리 나라가 영역적으로 중국과 구분되는 지역임과 동시에 독자적인 역사를 가져왔음을 강조하는 인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호국적인 목적으로 불교의 대장경이 판각되었다. 이는 불교문화의 총결집이라 할 수 있다. 대장경을 조판함으로서 목판인쇄문화가 발전하였고, 금속활자가 발명되어 인쇄술의 발전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원나라를 통하여 중국문화가 대량으로 수용됨으로써 문화적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고, 송나라의 주자학이 수용되어 새로운 유교철학이 수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