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빛깔 명칭에는 하늘색이라든지 배추색·수박색 등 주로 기억 색명이 많다. 그러나 여러 가지 빛깔을 이처럼 말이나 글로써 이름을 붙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정확한 빛깔의 특성과 차원을 알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우리들이 식별할 수 있는 수많은 모든 빛깔에 일일이 그 이름을 붙일 수는 없는 것이다.
기억 색명이나 관용 색명은 빛깔에 대한 의사 전달의 차원에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색 명칭으로써는 색 지각 공간(色知覺空間)상의 어떤 특정한 색의 좌표를 정확히 지각할 수는 없다.
색채는 색상·명도·채도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한 시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색을 지각해야 한다. 우리들이 시각적으로 많은 색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바로 이 세 가지 속성 때문이다. 색채에 대한 지각은 말과 글로써 인식하는 것이 아니고 시각을 통해서 직접 경험하고 지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억 색명이나 관용 색명이 개발되어도 900만 가지의 빛깔에 모두 이름을 붙일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