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나 민속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흰색·검정·빨강은 인류의 기본 색으로서 재앙과 악귀를 막는 주술 색(呪術色)으로 상징되어 왔다. 특히 빨강은 벽사 색(辟邪色)으로서 미개 민족 가운데에는 아직도 몸에 빨강을 칠하는 풍습이 있다. 또 흰색과 빨강은 백혈구·적혈구 등 생명 활동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상징한다. 그리고 검정은 이와 반대로 죽음이나 악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같이 빛깔은 단순한 시각과 색깔상의 차이로서가 아니고 인간의 심리·생리·감정 그리고 생물적인 체험을 포괄하는 원초적인 영역에 속한다. 색채에 대한 상징적 의미는 여러 시대를 통해서 통용되어 왔다. 이러한 색채의 상징성은 주로 사물의 형성과 관련된 것으로부터 연상·상징·수사적 추상(修辭的抽象)의 의미로 발전해 왔다.
예를 들면, 불[火]로서의 빨강은 물[水]로서의 파랑과 대비된다. 뜨거움으로서의 빨강은 서늘함으로서의 파랑에 대비된다. 전쟁으로서의 빨강은 평화로서의 흰색(항복)으로 대비된다. 그리고 여름으로서의 빨강은 겨울로서의 검정과 대비되어(朱夏玄冬) 어떤 의미를 상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