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간 개념과 빛깔
한국 문화에 나타난 공간 개념(空間槪念, 또는 空間知覺)도 오방위의 수평적 개념으로 파악하였다. 좌청룡(左靑龍)·우백호(右白虎)·북현무(北玄武)·남주작(南朱雀)의 공간과 색채의 설정은 음양오행의 이치에 맞아야 생활이 길상(吉祥), 장수하고 국가가 번창한다는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례(五禮 : 나라에서 지내는 다섯 가지의 儀禮로서 吉禮·凶禮·軍禮·賓禮·嘉禮를 말한다)의 의식도 모두 이와 같은 음양오행적 이치에 따랐다.
동방청색기(東方靑色旗)·서방백색기·중앙황색기·남방적색기·북방흑색기로써 적을 공격할 때 대열의 공간을 형성하였다. 가례 때에도 역시 중앙에 황룡기(黃龍旗 : 黃色 바탕에 龍을 그린 깃발), 오른쪽에 백호기(白虎旗 : 白 바탕에 흰 호랑이 그림)와 현무기(玄武旗 : 黑 바탕에 龜蛇), 왼쪽에 청룡기(靑龍旗 : 靑 바탕에 靑龍)와 주작기(朱雀旗 : 赤 바탕에 朱雀) 그리고 홍문대기(紅門大旗 : 赤 바탕에 靑龍)를 사용하였다.
한국 문화 속의 색채는 한국 문화가 자연에 순응한 것과 같이 자연에 대치한다는 개념보다는 동화한다는 개념이다. 그래서 색채의 사용도 전반적으로 약한 대비 현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음양의 중화(中和)라는 우리 나라의 사상과 관련이 있어 공간 지각의 개념으로 보면 극히 대립한다거나 입체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융화적이고 평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