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취약' 40대 여성 고용률 네 분기째 하락
서울 인근에서 소규모 음식점을 하던 여성 Y(45)씨는 최근 사업을 접고 가사에 전념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매출이 뚝 떨어진데다 입시를 앞둔 자녀 뒷바라지도 부담이었다.
자영업자에서 가사를 돌보는 비(非)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사례다.
Y씨처럼 집안일만 하는 사람이 600만명으로 불어났다. 15세 이상 인구의 14.4%이며, 여성으로만 따지면 27.5%에 해당한다.
22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비경)인구 중 가사 종사자는 597만7천명으로 전년보다 12만3천명(2.1%) 늘었다.
월별로는 농한기인 겨울철을 중심으로 600만명을 훌쩍 넘는다.
가사 종사자 증가분은 지난해 전체 비경 인구(1천608만1천명) 증가분인 12만8천명(증가율 0.8%)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가사 종사자 증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증가율(1.3%)의 1.6배였다.
연간 추이를 보면 2001년(512만7천명)에 500만명대로 올라선 이후 2003년(-8만5천명)을 빼고는 매년 늘었다. 2004~2008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 규모가 1만1천~7만8천명에 그쳤으나 금융위기 이후인 2009부터는 해마다 10만명 이상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63만4천명(11.7%) 늘었다.
일자리가 없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비경 인구는 가사, 육아, 연로, 통학, 취업준비, 쉬었음, 심신장애 등으로 구성된다. 가사에는 `주로 취학 전 자녀를 돌보고자 집에 있는' 육아나 `나이가 너무 많아 아무 일 없이 시간을 보낸' 연로는 포함되지 않는다.
보육 부담이 없는 순수한 전업주부인 셈이다. 여성이 583만5천명으로 대부분(98%)이다. 나이로는 40-50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 종사자 증가에는 전체 인구가 느는 구조적인 이유 외에 최근 40대 여성의 고용률이 추락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40대 여성 고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로 네 분기 연속으로 하락해 성별ㆍ연령별 그룹 중에서 가장 부진했다. 고용시장에서 40대 여성은 20대와 함께 경기 침체에 가장 취약한 층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가사 인구 증가에는 최근 40대 여성의 고용률 하락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최근 1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증가세가 둔화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