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천200~1천500가구 시범지원 받을 듯
'4·1 부동산대책'에 따라 최악에는 주택지분을 일부 넘기게 될 '고위험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가 3만가구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가구가 금융권에 약 3만가구 분포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2일 밝혔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금융회사가 가진 이들의 대출채권을 오는 6월부터 70~80% 가격에 할인 매입,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원금상환을 미루고 장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꿔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부도나면 그만인 신용대출을 다루는 국민행복기금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담보물이 있어 할인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이들 가운데 1천200~1천500가구가 시범적으로 지원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3개월 이상 연체 가구의 약 3~5%가 해당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구당 주택담보대출은 평균 1억원 안팎이다. 캠코의 대출채권 매입에 올해 1천억원이 책정됐는데, 70~80%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최대 1천500가구의 채권을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캠코가 대출채권을 100% 보유하면 주택 소유자에게 나중에 되살 수 있는 조건으로 주택 지분을 일부 넘기고 월세를 사는 선택권을 준다"며 "캠코가 주택 임대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 작은 규모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을 활용해 대출채권을 매입·조정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책은 행복기금과 비슷하지만, 연체자에 대한 원금 탕감이나 이자 감액은 없다는 게 행복기금과 다르다.
금융위는 조만간 캠코와 협의해 주택지분을 넘긴 하우스푸어의 임대 기간과 임대료 등을 정할 방침이다.
캠코의 대출채권 매입 전 단계로는 주택금융공사의 대출채권 매입과 원금상환 유예, 금융권의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 등이 있다.
금융위는 은행권이 다음 달까지 자체적으로 프리워크아웃 가이드라인을 만들도록 했다.
은행의 프리워크아웃은 은행 개별 채무자,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은 다중채무자를 주요 대상으로 삼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