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 (듣고 보니 그렇다, 꾸뻑) 고맙습니다. (생글) 뭐 드세요. 제가 살께요.
동규 (누그러진) 애기씨가 무슨 돈이 있다구.. 내가 살께요. 아이스크림이라도 더 드실래요?
수하 아니, 뭐.. 사주신다면 먹긴 하겠지만 너무 미안해서..
동규 미안할 것까지야.. (눈치 보며 말 꺼내는) 화안당 문제만 다시 생각해주시면,
수하 (쫙 째려본다) 그 문젠 끝났다고 했잖아요.
동규 애기씨, 인생은 협상이거든요. 협상은 뭐냐?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기술로써,
수하 (단칼에) 안 팔아요!
동규 아, 좀 팔아요! 사실 날도 얼마 안남은 노친네 소원이라는데, 불쌍하지도 않아요?
수하 (벌떡 일어나는) 암튼 화안당은 절대로 안파니까 두 번 다시 아는 척 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건, 제가 계산합니다. (계산서 들고 나가면)
동규 애기씨! 애기씨!! (그러나 나가는 수하보고 궁시렁) 지가 먹어놓고 생색은.. (수하가 남긴 쌍화차 훌쩍 들이마신다)
2. 호텔 커피? 밖
수하, 씩씩거리며 나온다.
청바지 차림에 한복용 핸드백이 너무 안 어울리는데
그래도 씩씩하게 흔들고 가는..
수하 내가 아무리 시골 살아도요, 그런 빤한 수법엔 안넘어갑니다!
수하, 획 돌아가는데
반대쪽에서 오는 세련된 차림의 화란.
수하는 화란을 못봤고 화란은 수하를 봤다.
화란, 어디서 본 것 같다. 멈춰서는..
뒤돌아보면 수하는 이미 보이지 않고..
고개, 갸웃하며 가는 화란.
3. 호텔 수영장
물살을 가르며 수영하는 화란.
풀 밖으로 올라오는데
그 옆으로 뛰어가는 여자아이들(7세 정도).
화란, 멈칫 선다.
4. 개울가 (회상)
앞서의 여자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어린화란과 어린수하,
깔깔거리며 즐겁게 물장구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