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 저...저 겁대가리 없는 놈 좀 보소.
눈깔도 없는 놈이 게가어디라고 올라가 섰냐.
냉큼 내려가라, 이놈아!
장생: 저 년 말버릇 좀 보게. 내가 이 궁에 사는 왕이다, 이년아!
공길: 그래? 안 그래도 내 왕의 상판때기한번 보고 싶었는데...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겠다, 이놈아!
장생: 야, 이 년아! 내 상판이 어디가 어댔어?
공길: 네 놈이 두 눈이 멀어 뵈는 게 없으니, 세상을 이리 아사리판으로 만들어 놨구나
공길: 너는 죽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프냐? 양반으로 나면 좋으련?
장생: 아니, 싫다!
공길: 그럼 왕으로 나면 좋으련?
장생: 그것도 싫다!난 광대로 다시 태어날란다.
공길: 이 놈아, 광대짓에 목숨을 팔고도 또 광대냐?
장생: 그러는 네 녀는 뭐가 되고프냐?
공길: 나야, 두말할 것 없이. 광대! 광대지!!
장생: 그래! 징한 놈의 이 세상, 한판 신나게 놀다 가면 그뿐.
광대로 다시 만나 제대로 한번 맞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