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데린은 아니라고?" 작은 목소리가 말했다. "확실해? 넌 위대해질 수 있어. 여기 네 머리 속에 다 있다구. 슬리데린은 네가 위대해지는 데 틀림없이 도움이 될 거야,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아니라고? 그럼, 네가 확신한다면...... 그리핀도르가 나을거야!"해리는 모자가 마지막 말을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들었다. 모자를 벗고 해리는 비틀거리며 그리핀도르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선택되었다는 것과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어찌나 마음이 놓였던지, 자신이 지금까지 가장 큰 갈채를 받고 있다는 것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반장이 퍼시도 일어서서 손을 힘차게 흔들었고,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라고 환성을 질렀다.
해리는 앞서 보았던 주름 깃옷을 입고 있는 유령 맞은편에 앉았다. 그 유령이 그의 팔을 토닥거렸는데, 해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 속으로 풍덩 빠지는 것 같은, 오싹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는 이제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상석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쪽에는 해그리드가 앉아 있었는데,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잘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위로 들어 보였다. 해리도 씩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 테이블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황금빛 의자에 알버스 덤블도어가 앉아 있었다. 해리는 기차를 타고 올 때 개구리 초콜릿에서 나온 카드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으므로 금방 알아보었다. 덤블도어의 은발은 그 연회장에서 유령들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있었다.
해리는 리키 콜드런에서 만났던 안절부절못하는 젊은 퀴벨 교수도 발견했다. 큰 자줏빛 터번을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은 아주 특이해 보였다.
아직 배정 받지 못한 사람은 몇 명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론보다 키가 훨씬 더 큰 흑인 아니 '토마스, 딘'은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왔고, '터핀, 리사'는 래번클로가 되었다. 다음은 론의 차례였다. 그는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해리는 테이블 밑에서 손가락으로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모자가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론이 해리 옆에 있는 의자에 풀썩 주저앉자 해리가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크게 박수를 쳤다.
"잘했다, 론, 아주 잘했어." 퍼시 위즐리가 '자비니, 블레이즈'가 슬리데린으로 호명되는 사이 아주 점잔을 빼며 해리 너머로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두루마리를 돌돌 만 뒤 모자를 치웠다.
해리는 빈 황금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제서야 배가 굉장히 고프다는 걸 깨달았다. 호박 파이를 먹은 지 한참은 된 것 같았다.
알버스 덤블도어가 일어서 있었다. 그는 마치 모든 학생들을 보는 게 더없이 기쁜 듯이, 양팔을 넓게 벌리고, 학생들에게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환영합니다!" 그가 말했다. "호그와트에 온 걸 환영합니다! 연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바보, 울보, 쓰레기, 모두 모였군요...... 감사합니다!"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모두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해리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저분...... 조금 미쳤어요?" 해리는 미심쩍은 듯 퍼시에게 물었다.
"미쳤다구?" 퍼시가 쾌화하게 말했다. "저 분은 천재야! 세상에서 최고의 마법사라구! 하지만 좀 미치긴 했지, 그래. 감자 먹을래, 해리?"해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앞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