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 있었다.
이요홍은 양몽환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아는 분이세요?」
그제야 양몽환은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눈을 돌리며 웃고 말했다.
「아니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거의 한달 동안에 세 번이나 만났죠.
처음 절강성 영계현성에서 만난 후, 줄곧 우리를 따르는 모양입니다. 그
런데 이곳 파양호까지 왔군요.」
이요홍은 갸우뚱거리며
「그래요? 전 아직 본 일이 없어서 누구인지는 알 수 없어요, 그러나 노
를 젓는 사람의 힘이 굉장하군요.」
「왜 여기까지 따라 왔는지 모르겠는데……」
양몽환은 그가 이곳까지 쫓아 왔다는 것이 반가울 리 없었다. 그의 뇌
리에는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요홍은 양몽환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하는 것
이었다.
「혹시 그 귀원비급을 찾으려고 쫓아 왔는지도 몰라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귀원비급도 알고 보면 무슨 짐승의 그림이
라는데……」
「짐승의 그림이요?」
「그렇습니다. 아직 모르고 있었던가요?」
이요홍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말했다.
「그러나 그 귀원비급이 절세의 진귀한 보배라 하더라도 저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어요.」
하는 이요홍의 말 속에는 어떠한 올가미가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
한 양몽환은 더 이상 귀원비급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양몽환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화제를 바꾸었다.
「그럼 약속대로 의부님의 거처를 가르쳐 주십시오.」
하는 말에 이요홍은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유유히 대답했다.
「그 일은 제가 힘 있는 데 까지 노력은 하겠어요. 그러나 저의 의부님
은 고집불통이어서 대답할 수가 없어요.」
「그럼 안 된다는 말씀이군요.」
다급하게 물었다. 양몽환의 초초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다 이요홍은 비꼬는
듯한 소리로
「그렇게 급하게 서두루진 마세요. 아직 제 이야기가 끝나지도 않았잖아
요?」
그제야 양몽환은 자기의 표정이 그렇게까지 급했던가 생각하고 침착하
게 말했다.
「용서하시오. 너무 걱정한 나머지……」
「알겠어요. 저의 아버님도 인정이 있는 분이라 자세한 말씀을 드리면
될 거예요.」
「그러나 어디에 계시는지 거처를 모르는데 어떻게 자세한 말씀을 드리
겠습니까?」
「그건 염려 없어요. 이미 다 생각해 두었어요.」
이요홍의 말에 양몽환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좋아하며 그 생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알고 싶었다.
「어떤 생각이신가요? 빨리 말해 주십시오.」
이요홍은 기뻐하는 양몽환을 정답게 바라보며 생끗이 웃었다.
「그것은 이렇게 하면 될 거예요.」
「어떻게요?」
「내일 오정 때쯤 이곳에서 내 동생 소설군 아가씨와 싸움을 벌여요. 그
러다 우리 편이 지면 내 동생이 의부님께 구원을 청하러 가거든요.」
「그러면?」
「그러면 의부님께서도 이곳에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되거든요.」
「과연……」
「그때에 만나서 말씀하세요.」
「하아…… 좋은 생각이군요. 그러나 너무 소설군 소저께 미안해서
……」
이요홍은 자기의 꾸민 일에 감탄하는 양몽환을 보며
「그러나 너무 기뻐하진 말아요. 만일 진다면 만사가 무로 돌아가게 돼
요」
「그러면? 정말 싸움을 하란 말인가요?」
양몽환은 놀랐다.
「호…… 호…… 눈치껏 싸우면 돼요. 그러나 당신 사매가 눈치 채면 큰
일 나요.」
그제야 모든 것을 알게 된 양몽환은 너털웃음을 웃으며,
「저의 사매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