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여형은 운간(雲間)으로 가서 재사(才士)를 방문하고 연백함을 만났는데, 그의 집은 대대로 부귀하고 큰 재주가 있었으며 시에 능하였다. 장관(長官)은 그 두 사람을 조정에 천거했으나 둘은 그러한 방식으로의 출세를 바라지 않았다. 이에 둘 다 입도(入都)하여 응시하고 또 성명을 바꾸어 산대에게 면회를 청하였다. 산대는 일찍이 그의 풍자시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냉강설과 더불어 여역(女役)으로 변장하고 시로 시합하고 재삼 창화(唱和)했으나 두 사람은 드디어 굴복하고 돌아가 버렸다.
또 장인(張寅)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역시 구혼하러 산대에게 갔다가 그녀에게 크게 우롱을 당하였다. 이에 장인은 산대가 젊은 남자들과 함께 시를 주고받으며 희희낙락 풍기를 어지럽혔다고 조정에 상주하였다. 천자는 곧 사실을 조사토록 하였다. 장인은 그 두 사람은 실은 평여형과 연백함의 탁명(託名)이라고 고발하였으나, 그때 마침 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평여형은 수석으로, 연백함은 차석으로 급제하였다. 이에 천자는 크게 기뻐하며 산현인에게 평과 연 두 사람을 골라 사위 삼게 하니, 드디어 산대는 연백함에게 출가시키고 냉강설은 평여형에게 출가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혼인날에는 만사가 모두 원만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평산냉연 [平山冷燕]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중국문학, 2013. 11., 정병윤, 박재우,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