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그가 고함을 질렀다. "......내...... 앞에서...... 알버스...... 덤블도어를...... 모용하지마!"그는 공중에서 휘두르던 우산을 두들리에게 들이댔다. 보라색 불빛이 번쩍 하면서 폭죽 소리가 나느가 했더니, 끽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그 다음 순간, 두들리가 양손으로 살찐 엉덩이를 감싸쥐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이리저리 뛰고 있었다. 그리고 두들리가 그들에게로 등을 돌렸을 때, 해리는 또르르 말린 돼지 꼬리가 두들리 바지에 난 구멍 밖으로 삐죽이 나와 있는 걸 보았다.
너무나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버논 이모부는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를 옆 방으로 잡아 끈 뒤, 해그리드를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한 번 더 바라보고는 문을 쾅 닫았다.
해그리드는 우산을 내려다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어." 그가 후회하며 말했다. "하지만 어쨌든 마법이 잘 듣지 않았어. 그 녀석을 돼지로 만들어 버리려고 했는데, 그 녀석이 너무나 돼지 같아서 더 이상 손댈 게 없었던 것 같아."그가 짙은 눈썹 밑으로 해리를 슬쩍 보았다.
"호그와트에 있는 사람들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고맙겠다." 그가 말했다. "나, 어, 마법을 부리지 못하게 되어 있거든. 엄격히 말해서 말야 난 너를 찾아내 네게 편지를 전하거나 뭐 그런 일들을 하기로 되어 있었지.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내가 딱 알맞기 때문이라는 게 그 한가지 이유지......""왜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건데요?" 해리가 물었다.
"어, 뭐랄까. 나도 호그와트에 있긴 하지만, 난, 어, 솔직히 말하면 쫓겨났어. 내가 3학년 때. 그들이 내 요술지팡이를 두 동강 내 버렸지. 하지만 덤블도어가 나를 사냥터지기로 머물게 하셨어. 덤블도어는 훌륭하신 분이야.""왜 쫓겨나신 건데요?"
"늦었다. 우린 내일 할 일이 많아." 해그리드가 소리 높여 말했다. "시내로 가서 네 책이나 뭐 그런 것들을 사야 해."그는 두꺼운 까만 코트를 벗어 해리에게 주었다.
"이걸 덮고 자도록 해." 그가 말했다. "코트가 조금 꿈틀거려도 신경 쓰지 마. 어느 주머니엔가 아직도 겨울잠쥐 두어 마리가 있는 것 같거든."
제 5장 다이애건 앨리
그 다음날 아침 해리는 일찍 잠에서 깼다. 새벽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꿈이었어."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해그리드라는 거인이 와서 내가 마법학교에 가게 될 거라고 말하는 꿈을 꾼 거야. 눈을 뜨면 난 벽장 속에 있을거야."갑자기 똑똑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페투니아 이모가 노크하고 있군.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 그 멋진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똑. 똑. 똑.
"좋아." 해리는 중얼거렸다. "일어나야지."
그런데 일어나 앉자, 해리의 몸에서 해그리드의 무거운 코트가 툭 떨어졌다. 그는 그제서야 꿈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