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치지 못하고 미안해하며 사과했다.
이요홍은 양몽환의 얼굴에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보고 또한
수심에 찬 것을 느끼고는 밝은 얼굴로 웃으며
「그런 줄도 모르고…… 그런데 무슨 곤란한 일이 있으신지? 저에게 말
씀해 주실 수 없어요? 도와 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드리겠어요.」
하고는
「사매를 잃으셨나요?」
하고 걱정스럽게 묻는 것이었다.
양몽환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걱정의 빛을 띠우는 그 천진한 모습
이 더욱 정다움을 느끼게 했다.
「아닙니다. 저는 은퇴한 기인(奇人)을 찾고 있습니다.」
그 말에 이요홍은 고개를 갸우뚱 하고 생각 하더니
「혹시 찾는 사람이 묘수어은 소천의가 아닌지요?」
양몽환은 놀라며
「맞았소! 이 소저께서는 그분의 거처를 아십니까!」
이요홍은 웃으며 말했다.
「알고말고요. 호 호…… 만일 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몇 개월을 찾아
헤매도 아마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양몽환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럼, 이 소저는 어떻게 아시지요?」
「왜 제가 모르겠어요? 저의 의부(義父)인데요!」
「예? 의부시라고요? 그럼 거처를 아시겠군요?」
「알고는 있지만 의부는 이미 은퇴하여 오년이란 먼 전날부터 손님은 사
절이래요.」
양몽환은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 들어 가는 듯 했다.
(사숙 혜진자의 무술이 완전히 상실된 지금 오로지 묘수어은 소천의에
게 희망을 걸고 이곳까지 오지 않았는가? 그러나 다행히 이요홍을 만나
상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가 했는데 만나 주지 않는다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이요홍을 이용하여 묘수어은 소천의와
상면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어떠한 방법으로 이요홍의 마음을 돌리는가?
이윽고 양몽환은 수심에 가득 찬 얼굴을 들고 이요홍에게 사정하려 했
다.
그러나 양몽환의 일거일동을 지켜보고 있던 이요홍이 먼저 입을 열었
다.
「저의 의부님은 만나서 무얼 하시겠어요? 혹시 당신의 보배 같은 사매
님께서 중한 병에라도 걸렸나요?」
양몽환은 잠잠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속으로 이요홍의 마음 한구석을
꿰뚫어 보고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히 이요홍은 하림 사매를 시기하고 있다)
고 느낀 것이다. 그러나 양몽환은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사매가 아니라 저의 사숙님이 아프십니다.」
이요홍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며
「곤륜삼자가?」
「사숙(師叔) 혜진자가 구원의 금선사(金線蛇) 독에 걸려 위독하십니
다.」
하고 말할 바로 그 때였다.
호중(湖中)에서 쾌속정 한 척이 질주해오다 이요홍과 양몽환이 서 있는
앞 부두에 멈추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배 위에 서 있던 두 명의 어린
소녀가 이요홍 앞으로 다가와 공손히 절하며 말했다.
「저의 아가씨가 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희와 같이 이
배를 타고 오시라는 분부 이십니다.」
이요홍은 대수롭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려 다시 양몽환을 바라보며 생끗
웃었다.
「먼저들 가거라! 곧 간다고 전해라」
두 소녀는 이요홍의 말을 듣고 다시 허리를 굽혀 절한 다음 조용히 물
러가 배 위로 올라갔다.
두 시녀가 돌아가자 이요홍은 양몽환의 얼굴 앞으로 바싹 다가서서 정
다운 목소리로
「바쁘시지 않으시면 저와 동행하여 주실 수 없을까요?」
초대에 동행할 것을 바라는 이요홍의 마음을 알아 챈 양몽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