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따라 왔으니 말입니다. 하…… 하」
하는 양몽환의 말에 이요홍은 들었던 술잔을 놓았다. 그녀의 취기 어린
눈빛에는 정이 가득히 고여 있었다.
「의부님을 만나 보시겠다는 것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그러자 이요홍보다 먼저 녹의 소녀 소설군이 말했다.
「저의 아버님을 만나시려고요?」
「네, 급한 일이 생겨서…… 어떻게 거처만이라도 가리켜 주시면 감사하
겠소이다.」
눈을 깜박거리던 소설군은 이요홍을 돌아다보고 웃으며
「홍언니! 약속하셨어요? 이분과?
술에 취한 듯 두 볼이 복숭아 빛으로 물든 이요홍은 눈을 가늘게며
「안 된다고 몇 번 말씀을 드렸는데도 굳이 만나게 해 주십사 간청해
서…… 스승님이 중환이시라고.」
이때 말을 막으며 녹의 소녀는 양몽환을 바라보았다.
「저의 아버님은 이미 무술계에서 은퇴한 사람, 천용방에서 그렇게 오시
라고 해도 안 간 사람이에요. 그런데 중한 병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무술
계에 나선다는 것은 곤란할 거 에요.」
양몽환은 잠시 실의에 빠졌다. 그러나 곧 머리를 흔들며 들었던 술잔을
놓았다
「소 노 선배님처럼 천하제일의 의술을 가지신 분이 중한 병에 들어 고
생하는 사람을 구해준다면 그 얼마나 훌륭한 일입니까! 두 소저께서 간청
하여 저의 셋째 사숙의 병을 치료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정중한 청에 이요홍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모르시는 말씀, 무술계 고수들의 병은 거의 싸우다 다치는 병이에요.
그런데 만일 저의 의부께서 그 병을 고쳐 준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자기
를 해한 사람에게 복수를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저의 아버님은 병을 고
쳐 주는 것이 아니라 원수를 복수하게 하는 것 이 외에 무엇이 있겠어
요?」
「아니 그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렇지 않아요, 틀림없는 일이에요. 원수를 많이 만드는 병 치료는 무
슨 일이든 사절 입니다」
양몽환은 적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림 도저히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군요!」
이요홍은 실망하는 양몽환을 바라보자 어떤 알지 못할 정이 솟아났다.
「아직 실망하지는 마세요,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게요.」
「꼭 이루어 주십시오.」
「그럼 술을 더 들어요.」
실망에 가득 찼던 양몽환은 생기를 되찾으며 손을 흔들었다.
「더는 못 마시겠어요, 아주 취하는 걸요.」
「그럼 차라도」
이요홍은 소설군을 바라보며 대신 차를 청했다. 술잔이 차 잔으로 바뀌
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때, 녹의 소녀 소설군은 이요홍의 얼굴을 찬
찬히 살피다가는
「언니!」
하고 불렀다.
소설군의 부르는 소리에 대답 대신 고개를 돌린 이요홍의 얼굴은 꽤 붉
어져 있었다. 그러나 붉어진 얼굴은 취기 때문만도 아니었다.
「난 지금, 언니가 말하는 것을 잘 모르겠어요.」
「무슨 말을?」
「의부를 어떤 방법으로 만나게 해드린다는 것인지 말이에요」
「글쎄…… 동생이 힘을 도와준다면 될 것 같아」
「제가 어떻게 도우면 돼요?」
이요홍과 소설군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양몽환은 점점 취해 오는 몸을 가
누기 힘들어 찬바람을 쏘이려고 밖으로 나갔다.
「곤륜 삼자가 우리 의부를 찾아 가게 하는 방법」
「그럼 의부의 거처를 가르쳐 주라는 말인가요?」
「그런데 간단한 일이 아니어서 걱정이야, 의부가 거절하지 않는 방법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안 된다고 명백하게 말을 하면 되잖아요?」
「그럴 수는 더욱 없고……」
이요홍의 아름다운 얼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