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은성이구요...
오늘은 은성이 7번째 생일이에요...
어젯밤에요...잠자기 전에..별님한테 소원두 빌었어요..
오늘은요.아빠랑 같이 사진찍고..케잌도 먹을꺼에요..
아빠랑 나랑 ...3번이나 약속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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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번달 생일인 친구들^ㅇ^앞으로 나오세요^ㅇ^"
유치원에서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의례적으로 하는 작은 파티가 시작됐다...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선생님을 향해 앞다투어 뛰어갔다..
"은성아...은성아...얼른 나와..."
"저요..?"
"그러엄..얼른나와^ㅇ^"
길고 큰 상에...큰 케잌이 놓여지고..유치원에서 준비된 작은 선물들이 아이들을 맞이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펑...폭죽 터지는 소리...
생일 축하노래들....
그리고..이것들과는 너무 동떨어져있는 작은 꼬마아이....지..은..성..
"자..이제..친구들 나와서..오늘 생일인 친구들한테 뽀뽀하면서 축하한다구 말해주세요^ㅇ^"
"에이~챙피하게..어떻게 해요!선생님!"
"범수..너부터 나와라..^ㅇ^"
"ㅇ_ㅇ..."
아직 작은 꼬마들이였다..
대여섯명의 아이들은 수줍은듯 머리에 고깔 모자를 쓰고서 아이들에게 뽀뽀 선물을 받았고...
여느 유치원에서 그렇듯이...매우 즐거워보였다..
......
"선생님..."
"??"
"은성이한테..뽀뽀하면 안되는데요..."
"무슨소리니..지영아...?"
"우리엄마가요..얘네아빠 에이스 병 걸렸대요!그래서 은성이랑 손두 잡
지 말랬는데요.."
"아니야..우리 엄마가 그랬는데 에이스가 아니구 에이즈랬어..!"
"얘들아!!!선생님 너희들한테 많이 화났어....!"
"............"
"누가그러든...!선생님은 너희들 착한 어린이들인주 알았는데..아니였구나..!!!!"
"...훌쩍....훌쩍...."
"지영아..울지말고.착하지?..은성이한테 가서 축하한다고 말해줘.."
"...."
"지영아...."
지영이라는 아이가...은성이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모든 아이들이...숨죽이고 지켜보고있었다.
"은성아..축하해..."
"고마워....."
"지영아..은성이한테 뽀뽀도 해줘야지^ㅇ^"
지영이가 머뭇거렸다..
......그러나 이내 큰 결심을 한듯 은성이의 볼에 가볍게 입을 갖다댔다
쪽....★
그리고 이내...울음을 터뜨렸다.
"오 ㅏ ㅇ ㅏ 아 앙>_<"
"지영아... !..."
선생님이 놀란듯 했다...'겁먹은 모양이구나..지영이...아이들이 은성이를 심하게 피하고있어....오늘에야 알다니..'
선생님은 난감해졌다..
"오 ㅏ ㅇ ㅏ 아 ㅇ ㅏ앙>_<"
몇몇 맘 약한 아이들은 같이 울어댔다...
.............
은성이는 이럴때 어떤표정을 지어야 하는지..어떤말을 해야하는지 몰랐다...그냥..지영이란 아이가..자신때문에 이렇게
울고있다는건 알수있었다..
"지영아..울지마..."
작은 소리로 이말만 되뇌었다..
그리고 집에 오는길에...은성이는..흐느껴 울었다...
그러나 이내 집앞에 멈춰서 눈물을 닦았다
'오늘 아빠랑 나랑 사진도 찍고..그리고 케익도 먹으니까..아빤 우는거 시러하니까........"
10분이 경과했을까...
"아빠!은성이 왔어^ㅇ^"
아직도 눈물 고인눈으로 활짝 웃으며 문을 열었지만..아빠는 없었다.
50평 가량되는 넓은집만이 ...은성이를 반겼다.
'아빠 오늘 많이 바빠서 늦게 오는거야..."
은성이는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서투른 솜씨로 편지를 썼다..
유치원에서 생일이라고 나눠준 모자도 썼다.....
은성이의 아빠 지성한....
집에 들어오는 날보다 안들어오는날이 많을 정도로 외박 횟수가 잦았다.
설령 집에 들어온다해도..밤 12시 이전에 귀가하는 횟수는 극히 드물었다...
낮시간엔 대부분 돈으로 고용된 여자가 은성이를 돌보았다..
....
은성이는 늘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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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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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앞에 나가 기다려보아도....전화기 앞에서 턱괴고 몇시간을 기다려보아도..아빠는 오지않았다..
은성이는 지쳐 잠이들었다..
"딩동..딩동..."
"뭐야..아무도 없는건가..?"
짧은 숏커트의 젊고 예쁜 여자가 집안에 들어섰다.
"은성아.....??지은성!"
대답이 없었다..
방 2개를 둘러본 여자는 작은 방을 찾았다.
"은성.."
침대위에서 잠들어있었다.
가까이 다가갔다....작은 모자와....도화지에 울퉁불퉁 써져있는 글씨가
보였다.
"뭐야...이거...."
종이를 집어들었다.
"아빠.오늘 은성이요.유치원에서 생일 해줬어요.그런데요..
케익도 먹었구요..친구들이 축하한다구 뽀뽀도 해줬어요..
친구들이 많이 많이 축하한다구 그랬어요.오늘 아빠랑 사진 찍으면요.은성이는 그거 맨날 가꼬 다닐꺼에요..."
......코끝이 찡해왔다...
'아마.....은성이랑 사진 한장조차 찍지 않았을거야..내가 아는 그사람이라면..'
여자는 아이를 안고서 차에 태웠다..
그리고 과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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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이의 엄마였다...
은성이가 1살도 채 되기전에 이혼했었다..
남편의 참을수 없는 여자관계가...그녀에게 아이마저도 포기하게 만들었다.
지성한은 지금...말기에 접어든 에이즈로 인해..몸도 가눌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병원에서 죽는날을 기다리는 날만
남았을것이다.
물론..아이에게는 비밀로 하는 조건으로 은성이를 데려왔다.
그러나..그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재혼한 전남편의 자식들은 은성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도 아직 10대 어린아이들에 불과했다.
은성이의 아빠가 에이즈라는 사실을 안뒤부터...
작은 스킨쉽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에이즈란 병에 대해 상당히 과장되게 반응하여..작은 아이를 또다시 어두운곳으로 내몰았다...그들에게 에이즈는...
만지기만 해도 전염되는 병으로 인식되어있었다.(참고로 은성이는 '에이즈' 절대 아닙니다-_-^)
그리고...은성이가 4학년되던날....
"자..새로 만난 짝꿍한테 인사해보세요^ㅇ^"
"안녕^ㅇ^나 서연이라구 해!니이름 은성이지?^ㅇ^우리 악수하자.만나서 반가워..^ㅇ^"
"....지지마..."
"응?뭐라구 그랬어??"
"내몸...만지지마...."